현대중공업이 경쟁사인 대우조선해양의 수주 사례를 사내 소식지에 소개하며 노사 화합을 강조해 눈길을 끌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사내 소식지인 ‘인사저널’ 최신호(11일 자)에 ‘대우조선, 최근 덴마크 초대형 컨선(컨테이너선) 11척 수주―그 배경엔 노조의 적극적인 협력이 있었다’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지난해 노동조합이 20년 만에 파업을 한 데 이어 올해 임금협상도 노사 상견례를 갖지 못하는 등 노사 갈등을 겪고 있는 자사(自社) 상황과 경쟁사를 대비하며 ‘경영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사 화합이 필수’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달 3일 세계 최대 해운사인 덴마크 머스크라인으로부터 1만963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11척을 수주하는 ‘대박’을 터뜨렸다. 당시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계약 체결식에는 현시한 대우조선해양 노조위원장이 동반 참석했다. 이에 대해 인사저널은 ‘위원장, 계약 체결식 참석…선주에 노사화합 약속 담은 편지 전달’이라는 부제까지 달며 자세히 소개했다. 인사저널은 “현 위원장은 임단협 시기에 회사대표와 동행하는 자리라 조심스러웠지만 일감 확보를 위해 정성립 사장의 제안을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며 “계약식에서 ‘노사가 화합해 최고 수준의 선박을 건조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편지를 발주처 사장에게 전달해 큰 박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 인사저널은 이 글 밑에 ‘우리 회사 수주잔량, 삼성중공업에 밀려 세계 3위로 추락’이라는 글을 게재해 경영 위기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 글에는 ‘경쟁사인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이 수주잔량을 늘리는 동안 우리 회사만 홀로 줄어들었다’는 설명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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