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경영자는 자신의 기업이 ‘장수기업’의 반열에 오르길 원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경영 환경이 점점 더 불투명해지면서 기업의 수명은 오히려 짧아지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사 매킨지가 낸 보고서에 따르면, 1935년 기준 90년에 달하던 기업의 평균 수명이 1975년에는 30년으로 줄었고, 1995년에는 22년으로 단축됐다. 그리고 2015년 들어 평균 15년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0년 사이에 기업 수명이 75년 가까이 단축됐다는 얘기다. 한국 기업들의 상황을 들여다보면 더 심각하다. 세계 500대 기업 평균수명은 40∼50년 정도를 유지하지만, 코스피 상장 기업들은 평균 수명이 33년에 불과하다. 5년 생존율은 글로벌 기업에 비해 20%가량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의 장수를 위한 해법은 경영자 스스로 찾아야 하는 것이지만, 분명 다른 곳에서 ‘힌트’를 얻을 수는 있다. 바로 100년 가는 기업들의 공통점을 찾아보는 것이다. 글로벌 장수기업들의 가장 큰 공통점은 바로 ‘시기적절한 변화’다. 기업의 본질까지 바꾸길 마다하지 않는다. 필립스는 124년 전 조명을 만드는 회사에서 출발했다가 최근 헬스케어, 소비자가전, 조명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했다. GE 역시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변경하며 ‘적절한 변화’를 시기별로 이뤄냈다.
두 번째로 살펴볼 부분은 ‘고객 만족을 위한 혁신성’이다. 여기에 ‘유연한 소통’을 더해야 한다. GE에서 전 직원이 참여하는 ‘소통을 위한 캐주얼 파티’, 필립스에서 조직문화 혁신을 위해 운영하는 ‘액셀러레이트’ 프로그램 등이 유연한 소통을 장려하는 대표적 사례다. 마지막으로 ‘사회와 소비자에게 환원되는 지속 가능한 핵심 가치’를 제공한다는 공통점도 있다. 이렇게 제시한 특징들은 사실 어찌 보면 당연한 원칙들일 수 있다. 하지만 그 당연한 원칙들이 조금씩, 하나씩 무너졌을 때, 영원할 것 같던 거대한 기업도 결국 사라졌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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