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中중서부 공략 시동… 충칭 5공장 착공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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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충칭 시 량장 신구 국가경제개발구에서 열린 베이징현대자동차 충칭 5공장 착공식에서 참석자들이 레이저볼을 터치하자 ‘카이궁(開工)’이라는 글자가 나타나고 있다. 왼쪽부터 쉬허이 베이징현대 동사장(이사장), 김장수 주중대사,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쑨정차이 충칭 시 서기, 황치판 충칭시장, 장궁 베이징 시 부시장. 현대자동차 제공
23일 충칭 시 량장 신구 국가경제개발구에서 열린 베이징현대자동차 충칭 5공장 착공식에서 참석자들이 레이저볼을 터치하자 ‘카이궁(開工)’이라는 글자가 나타나고 있다. 왼쪽부터 쉬허이 베이징현대 동사장(이사장), 김장수 주중대사,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쑨정차이 충칭 시 서기, 황치판 충칭시장, 장궁 베이징 시 부시장. 현대자동차 제공
23일 중국 충칭(重慶) 시 량장(兩江) 신구 국가경제개발구의 허허벌판. 이곳에는 중국 중서부 지역의 거점인 충칭이 현대자동차와 함께 ‘미래를 향해 간다’는 의미가 담긴 ‘현대에서 미래로’라는 대형 간판이 걸려 있다.

현대차와 베이징자동차(北京汽車)의 합작사인 베이징현대자동차는 이날 오전 이곳에서 연간 3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올해 4월 허베이(河北) 성 창저우(滄州)에 4공장을 착공한 데 이어 중서부 거점 도시인 충칭에도 생산 거점을 마련한 것이다. 이번 충칭 공장이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생산을 시작하면 현대·기아차는 중국에서 모두 270만 대를 생산할 수 있어 중국 내 ‘빅3’의 자리를 더욱 굳힐 것으로 전망된다.

충칭 공장은 200만 m²의 땅에 프레스와 차체 도장 의장 엔진공장이 27만4000m² 규모로 건립된다. 이미 확보한 부지에 비해 이번 공장 규모는 크지 않아 앞으로 중서부 지역의 자동차 판매가 늘면 공장 증설이 가능하다고 현대차그룹 측은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을 비롯해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 쑨정차이(孫政才) 충칭 시 서기, 황치판(黃奇帆) 충칭시장, 쉬허이(徐和誼) 베이징현대 동사장(이사장), 장궁(張工) 베이징 시 부시장 등이 참석했다.

정 부회장은 “충칭 공장 건설로 서부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한 현대차는 중국의 동부와 서부를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전국 규모의 자동차 업체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 현대차의 성장동력인 충칭

충칭 시는 한국의 83%에 이르는 면적(8만2000km²)에 인구가 3000만 명에 이르는 세계 최대 규모의 도시이자 중국 중서부의 유일한 직할시다.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국가개발 전략인 ‘창장(長江) 경제벨트’의 주요 도시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지역은 베이징과 상하이(上海)를 중심으로 한 동부 연안에 비해 자동차가 많이 보급되지 않았다. 자동차등록대수 기준으로 충칭의 연간 신차 판매량은 47만2680대에 불과해 광둥(廣東) 성 등 동부지역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창장 지역의 경제개발이 본격화되면 이 지역의 자동차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현대차는 중국 정부가 요구하는 허베이 성 창저우에 4공장을 지으면서까지 충칭 공장 건설에 매달려왔다. 특히 충칭은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가 새롭게 입주하고 있어 현대차로서도 부품 조달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충칭 공장이 완공되면 ‘현대차가 중서부에서도 생산된다’는 점이 이 지역 소비자들에게 크게 호소력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공장에서 현지화된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을 전략적으로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 급변하는 중국 자동차 시장

중국의 자동차 수요는 매년 8% 이상씩 성장해 2020년 승용차 수요가 2600만 대를 넘을 것으로 전망돼 글로벌 업체들이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 시장 1위 업체인 폴크스바겐은 2018년까지 500만 대, 2위인 GM도 2017년까지 연간 290만 대까지 생산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중국은 완성차 관세가 22.5%로 높아 중국 내 생산이 필수다.

올해 들어 중국 로컬 업체들이 급성장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 승용차연석회의에 따르면 중국의 승용 세단 수요는 올해 1∼5월에 3.8% 감소한 데 비해 저가형 SUV 시장은 112% 늘어나면서 글로벌 합자회사들이 상대적으로 고전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시장에서 시잠점유율 1위 업체인 이치폴크스바겐(―7.6%)을 비롯해 상하이GM(―5.7%) 둥펑닛산(―9.9%) 등 주요 합자 메이커들도 올해 5월까지 판매량이 지난해에 비해 줄었다. 베이징현대도 같은 기간에 판매량이 3.5% 감소했다. 이에 반해 지난해 10위였던 창안자동차(長安汽車)는 판매량이 62.9% 늘었다.

현대차 측은 “중국 시장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중국 전략 차종을 다양화하면서 고객 밀착 관리를 체계화해 친환경차 시장에도 본격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충칭=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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