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생산 알페온 단종… 美서 임팔라 수입 판매”
호샤 사장 ‘뉴 스파크’ 행사서 밝혀… “韓수입차시장 급성장… 본격 참여”
군산공장 정리해고 우려 나와
한국GM이 준대형차 모델 ‘알페온’을 단종하는 대신 비슷한 차급인 쉐보레 ‘임팔라’를 수입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한국GM이 사실상 수입 차 판매 업체가 되는 것 아니냐는 논란도 나온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국내 공장이 경쟁력 있는 고급 차나 인기 차종을 자체 생산하기보다 중소형차 위주의 ‘하위 생산기지’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은 1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더 넥스트 스파크’ 미디어 쇼케이스 행사장에서 “현재 국내 생산 중인 알페온은 올해 3분기(7∼9월) 중 단종하고 대신 하반기 중 임팔라를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샤 사장은 “임팔라는 미국에서 생산해 들여올 것”이라며 “지난해 한국 수입 차 시장이 25% 성장하는 등 급성장하고 있고, 한국GM도 이에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은 현재 쉐보레 ‘카마로’ 모델을 미국에서 수입해 판매하고 있지만 판매량이 많지 않다. 따라서 주력 라인업 중 하나인 임팔라의 수입 판매가 한국GM의 본격적인 수입 차 판매 전략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임팔라 수입 결정으로 한국GM 군산공장에 정리해고 바람이 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벌써부터 나온다. 한국GM 군산공장은 ‘더 넥스트 스파크’ 출시를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 협력 업체를 10개에서 2개로 줄이면서 비정규직 근로자 198명에 대해 ‘경영 악화로 7월 31일부터 근로계약이 종료될 예정’이라는 내용의 해고 예고 통보서를 보냈다. 한국GM 군산공장은 지난해 비정규직 노동자 360여 명에 대한 계약을 해지했고, 올해도 2교대 근무를 1교대로 전환하면서 500여 명의 비정규직 근로자의 계약을 해지한 바 있다. 이에 금속노조 전북지부 한국GM 군산비정규직지회는 천막 농성에 들어갔다.
이에 대해 호샤 사장은 “인력 감축은 누구에게도 달갑지 않지만, 지도자의 가장 큰 책무는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라며 “1998년과 2009년, 2010년에도 ‘1조 1교대’ 체제로 공장을 운영한 일이 있고 경기가 회복되면 다시 ‘2조 2교대’ 체제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당초 생산 여부가 불투명했던) 차세대 쉐보레 ‘크루즈’를 2017년부터 군산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고, 오펠의 경차 ‘칼’을 창원공장에서 생산하는 등 일감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GM이 이처럼 비용 감축에 힘을 쏟는 것은 판매량 감소 때문이다. 올 상반기 한국GM은 내수 7만1357대, 수출 23만6522대 등 총 30만7879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5.9% 줄어든 것이다. 쉐보레는 미국 브랜드지만 국내 생산된 차는 국산 차로 집계된다. 이 때문에 쉐보레 브랜드의 ‘수입 차 인정 논란’도 예상된다.
한편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는 이날 “지난달 30일과 1일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70.8%의 찬성률로 파업안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사측과 임금협상을 하고 있는 한국GM 노조는 향후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바로 합법 파업에 돌입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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