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린다고 해도 한국 주택시장에 감당하지 못할 수준의 여파가 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집값이 롤러코스터 타듯 급락하진 않을 겁니다.”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은 8일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열린 ‘동아GT(Government·정부)라운드테이블’에 연사로 참석해 올 하반기(7∼12월) 부동산 시장에 대해 이같이 내다봤다. 유 장관은 “한국 금융당국이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비해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주택시장 안정세가 당분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동아GT라운드테이블은 정부와 국회, 경제계 핵심 인사들이 모여 주요 정책방향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도록 동아일보와 채널A가 마련한 자리다. 이날 ‘경제 활성화를 위한 국토교통 주요정책 추진방향’을 주제로 한 제2회 동아GT라운드테이블에는 박완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 홍영만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안옥희 한국주택관리공단 사장, 정상기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부회장, 김동수 대림산업 사장, 최병수 ㈜한라 사장, 김영래 한국철도공사 부사장, 이학수 한국수자원공사 부사장, 우무현 GS건설 부사장, 신동휘 CJ대한통운 부사장, 최승남 호반건설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유 장관은 하반기 국토교통 정책의 핵심으로 서민·중산층 주거지원 강화를 위한 전·월세 시장 안정화를 꼽았다. 유 장관은 “저금리 기조에 따라 임대차 시장이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는 것은 시장의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면서도 “전환 속도가 다소 빠르다고 판단돼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에 대해서는 “개인 임대인 위주의 열악하고 혼란스러운 임대차 시장을 선진국형으로 바꾸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유 장관은 프랑스 정부가 임대주택에 투자하는 기업에 대해 투자금의 18%까지 소득세를 감면해주는 사례를 들며 “기업에 최소한의 수익률을 확보해주는 차원에서 세제 혜택, 기금 대출 등의 지원을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건설·부동산 분야의 정부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유 장관에게 부동산 정책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패널로 참석한 고성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장이 “우리 국민이 가진 자산의 75%가량이 부동산인데 장기 하락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팽배해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 장관은 “과거처럼 분양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시장이 혼란을 겪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급등과 급락 모두 문제이기 때문에 시장이 적당한 수준을 유지해 갈 수 있도록 당국이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건설사 임원들은 입찰담합 제재 때문에 해외 수주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경쟁 해외건설사들의 공격을 받아 입찰에서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한 건설사 고위 임원은 “건설사들이 이미 과태료를 내 처벌을 받은 상태에서 검찰 수사, 발주처 소송 등 2, 3중의 처벌을 받고 있다”며 “특히 공공공사 입찰제한까지 시행될 경우 해외수주에 더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조건부 ‘사면’을 통해 해외로 활발히 진출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묘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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