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34조 추가 투입될 해외자원개발사업 “대폭 정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0일 03시 00분


7월 셋째주 감사결과 발표때 권고하기로

감사원이 이르면 다음 주 해외자원 개발사업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사업성이 떨어지는 해외자원 개발사업을 대폭 정리하도록 권고할 것으로 9일 알려졌다.

감사원 고위 관계자는 “2003년부터 해외자원 개발사업에 31조4000억 원을 투자했고 앞으로 34조3000억 원을 추가로 투자해야 한다”며 “사업성이 떨어지는 사업은 정리할 수 있도록 평가 모델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성을 제대로 평가해서 계속할 사업과 중단할 사업을 분류하는 모델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감사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에너지경제연구원과 함께 △사업성과 지표의 적정성 △에너지 전략으로서의 가치 등을 평가했다.

감사원은 2003년부터 추진된 80여 개 해외자원 개발사업에 대해 올해 3∼6월 성과감사를 진행했다.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등 공공기관과 관련 부처가 대상이다. 4월엔 김영호 사무총장과 정길영 제1사무차장이 직접 캐나다 칠레 카자흐스탄 등 8개국의 현장을 점검하는 등 강도 높은 감사를 벌여왔다.

석유-가스-광물公 등 무리한 사업 포기 유도 ▼

2003년 시작된 해외자원 개발사업은 이명박 정부에서 가장 많은 27조 원의 투자가 이뤄졌다. 이 때문에 이명박 정부 시절의 사업이 대거 정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석유공사는 현재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강영원 전 사장 재임 당시인 2008년부터 투자한 캐나다 하비스트, 영국 다나 등 10개 사업에서 2조6841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 공사는 경영평가 등급을 높이기 위해 손해를 예상하고도 규정과 절차를 무시한 채 투자를 강행했다. 결국 하비스트뿐만 아니라 정유부문 계열사 ‘노스 애틀랜틱 리파이닝(NARL)’까지 고가에 인수해 손실을 키웠다.

감사원은 1월 석유공사 가스공사 광물자원공사 등 3개 공기업이 2003년 이후 116개 사업에 31조4000억 원을 투입했으나 지금까지 회수한 금액은 4조6000억 원에 불과하고 나머지 투자금 회수도 불투명하다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개별 해외자원 개발사업의 추진 여부를 따로 발표하지 않는 것에 대해 감사원은 “시장에서 각 사업의 가치가 낮게 평가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지난 정권을 겨냥한 ‘표적 감사’ 논란을 피하려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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