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은 13일 서울 서초구 헌릉로 현대차그룹 본사에서 상반기(1∼6월) 현대·기아자동차 해외법인장 회의를 열고 “판매 일선에서 최대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전사적인 판매 지원 체제를 강화하라”고 강조했다.
해외법인장 회의는 7월과 12월 등 1년에 두 번 열리는 정기 회의로, 반기(6개월)마다 지역별 실적과 경영 환경을 점검하고 다음 반기의 생산·판매 전략을 집중 논의하는 자리다. 정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 장원신 현대차 해외영업본부장(부사장) 등 임원진을 비롯해 현대·기아차 해외 생산·판매 법인 50여 곳의 법인장 등 모두 6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회의는 3시간 동안 이어졌다. 정 회장은 회의에서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판매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선 임직원들의 유기적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외부 여건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이를 탓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극복해야 하고, 극복할 수 있다”며 “그 과정에서 우리는 더 강해질 것이다”라고 독려했다. 그는 “이 같은 어려움을 외부 여건에 흔들리지 않도록 체질을 개선하고 혁신하는 기회로 삼자”고 덧붙였다. 또 미래에 대한 대비를 강조하며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새로운 발상과 끊임없는 시도를 멈추지 마라”라고 당부했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이 800만 대를 넘어선(800만5152대) 현대·기아차는 연초 올해 목표로 820만 대를 내걸었다. 그러나 엔화와 유로화 약세, 중국 성장 둔화, 신흥시장 정체, 내수 부진이라는 4중고에 처하면서 상반기 현대·기아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한 395만 대에 그쳤다. 특히 지난달 중국 내 신차 판매량이 월간 기준 2년여 만에 처음 감소한 가운데, 현대차 중국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8%, 기아차는 26.5% 급감했다. 내수시장에서는 수입 차 공세로 현대·기아차의 상반기 점유율이 66.9%로 떨어졌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무리하게 목표를 달성하기보다는 하반기(7∼12월) ‘신차 효과’를 통해 지난해 실적을 웃돌도록 한다는 목표를 잡았다.
국내에서 현대차는 이달 내놓은 ‘쏘나타’ 파워트레인 다변화 모델을 비롯해 연내 ‘아반떼’와 ‘에쿠스’를, 기아차는 ‘K5’와 ‘스포티지’ 풀체인지(완전 변경) 모델을 선보인다. 해외에서 현대차는 하반기 중국, 미국, 유럽 등에 신형 ‘투싼’을 투입하고 인도, 중남미 등 신흥시장에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크레타’를 투입한다. 기아차는 유럽에서 ‘K5’와 함께 ‘씨드’ 개조 차로 판매량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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