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경북 경주시 양북면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 신월성 2호기 원자력발전소. 정문에서부터 2, 3중의 엄격한 보안절차를 거쳐 원전의 ‘두뇌’인 주제어실(MCR)에 들어서자 긴장감이 감돌았다. 원전 조종사들이 수백 개 계기판에 시선을 고정한 채 발전소 상태를 확인하고 있었다. 8일부터 100% 출력을 유지하면서 원자로와 터빈발전기 성능을 최종 확인하는 인수성능 시험이 한창이었다.
국내 24번째 원자력발전소인 신월성 2호기가 이달 말 상업운전에 들어간다. 계획대로 상업운전을 시작하면 연간 79억 kWh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서울 시내 전체 가구가 8개월 동안 쓸 수 있는 막대한 양이다.
신월성 2호기는 국내에서 12번째이자 마지막으로 건설되는 100만 kW급 개선형 한국표준형원전(OPR1000)이다. 지난해 11월 운영허가를 받아 연료를 장착한 뒤 단계별 출력상승시험을 통과해 안전성과 운영기술 능력을 입증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교훈삼아 지진이나 해일에 대비해 전원이 나가도 동작하는 수소제거설비와 이동형 발전차량 등 안전설비를 강화했다. 원자로 상부구조물을 일체화해 연료 장착에 드는 시간을 단축하고 폴리머 고화설비를 적용해 방사성폐기물을 줄이는 등 원전 최신기술도 반영했다.
신월성 1·2호기 사업관리 책임을 맡은 최근열 한수원 팀장은 “한국의 원전건설 및 운영 능력을 세계적으로 입증해 해외 원전수출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몇 개의 안전문을 지나 사용후연료 저장조를 전망창을 통해 볼 수 있었다. 아직 사용후연료가 반입되지 않아 투명한 물만 저장조를 가득 채우고 있다. 이곳에는 1년 6개월마다 약 60다발의 사용후연료가 반입돼 20년 동안 저장될 예정이다. 고압터빈 1기와 저압터빈 3기, 발전기가 있는 터빈실도 상업운전 준비를 마쳤다. 증기가 발전기에 연결된 터빈을 회전시켜 전기를 만들어내는 곳으로, 육중한 소리와 함께 터빈 날개가 분당 1800바퀴를 회전하고 있었다. 뜨거운 증기가 모이다 보니 열기가 가득했다.
전력 사용이 피크를 이루는 8월 초에 맞춰 신월성 2호기가 가동되면 약 1.5%의 전력 예비율을 추가로 확보해 여름철 전력수급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한수원은 내다봤다.
조석 한수원 사장은 “설비 고장을 사전에 감지하는 통합온라인 감시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발전소의 불시 정지를 예방하고 원전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높였다”며 “철저하고 선제적인 설비 관리로 전력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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