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져야 웃는 ‘인버스’… 요즘 빙그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4일 03시 00분


주가 조정기 주목받는 상품

중국 증시와 그리스 사태가 국내 주식시장을 흔들면서 최근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특히 중국 증시 등 단기 급등했던 지수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들이 관련 지수의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활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 하락장서 빛난 인버스 상품

일반적으로 펀드 상품은 투자하는 대상의 가격이 올라야 수익을 거두지만 인버스 상품은 가격이 내려야 이익을 얻는다. 인버스 ETF도 마찬가지 구조다. 최근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의 실적이 주춤한 사이 인버스 펀드는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13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10일 기준 국내 주식형 펀드의 최근 1개월 및 3개월 수익률은 ―2.09%, ―0.78%로 손실을 내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 등에 투자하는 해외 주식형 펀드 수익률도 모두 마이너스였다. 같은 기간 국내 증시가 하락할 때 수익을 얻도록 된 인버스 펀드의 최근 1개월 및 3개월 수익률은 각각 2.67%, 4.59%였다.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인버스 상품 중 최근 가장 수익률이 높은 것은 중국 증시 관련 상품이다. 중국 본토 주식 중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300 지수가 하락할 때 수익을 내도록 설계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차이나A인버스(합성) ETF’는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연중 최고점에 도달한 지난달 12일부터 10일까지 약 한 달 사이 22.72%의 수익을 내고 있다. 같은 기간 상하이종합지수는 5,166.35에서 3,877.80으로 24.94% 하락했다.

주식 외 다른 자산에 투자하는 인버스 상품도 이익을 내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지수를 반대로 추종하는 ‘TIGER원유인버스선물’은 유가가 떨어지면 수익을 내는 구조다. 최근 1개월 사이 12.38%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3일 현재 상장돼 있는 176개 ETF 가운데 8개가 인버스 상품이다. 또 각종 해외 지수나 주식, 선물·옵션, 원자재 등을 기초 지수로 해 만든 상장지수증권(ETN) 가운데 인버스 상품은 9개다.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는 투자자들은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인버스 상품을 검색해 주문을 넣으면 된다.

○ “하락에 대비한 헤지 수단으로 유용”

인버스 상품은 투자자들 사이에 익숙한 상품은 아니다. 주가가 어느 시점부터 떨어질지 정확히 예측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투자자들은 인버스 상품을 낯설어한다”며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에 관련 상품이 그리 많지도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주가 조정기에 하락에 대비한 헤지 수단으로 유용하다고 조언했다. 방홍기 한국거래소 ETF시장팀장은 “구조가 어렵지 않기 때문에 하락 장에서 이익을 도모하기에 괜찮은 게 인버스 상품”이라면서도 “이자에 이자가 붙는 복리효과 때문에 투자 수익이 날 때는 수익이 커지지만 손실이 날 때는 손실도 더 커지는 구조라 주가가 빠질 때 단기로 투자하기에 적합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인버스#한국거래소#et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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