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2017년까지 국내 계열사 수를 현재 48개에서 22개로 줄이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워크아웃 추진반’(가칭)이라는 상시 구조조정 조직을 만들어 부실 계열사를 정리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지난해 181개 법인 중 77곳이 순손실을 낸 해외사업은 법인 수를 2017년 117개로 약 30% 축소하기로 했다. 인도 일관제철소 투자도 잠정 중단한다.
금품 수수, 횡령, 성희롱, 정보조작 등 4개 부문에서는 한 번이라도 부정을 저지르면 지위 고하와 경중을 따지지 않고 해당 직원을 즉시 퇴출하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도 시행한다. 계열사, 협력사 등과의 모든 거래에는 100% 경쟁 입찰이 도입된다.
포스코는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분기(4∼6월) 기업설명회(IR)에서 ‘혁신 포스코 2.0 전략’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현재 위기를 조속히 극복하고 다시는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이고 강력한 쇄신안을 마련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날 쇄신안 발표는 포스코가 5월 4일 그룹 사장단들로부터 사표를 받으며 비상경영쇄신위원회를 발족한 지 72일 만이다.
포스코가 고강도 구조조정안을 내놓은 것은 1968년 창립 이래 처음으로 공급 과잉, 경쟁 심화, 불황, 검찰 수사 등 4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중국 업체의 공세로 경영 환경이 악화된 데다 포스코건설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국민들의 신뢰마저 상실했다는 내부 판단이 있었다.
쇄신안은 쇄신위 5대 분과위인 △구조조정 △책임경영 △인사혁신 △거래관행 △윤리경영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구조조정 부문에서는 주요 사업들을 철강 중심으로 소재, 에너지, 인프라, 트레이딩 등 4대 부문으로 재편하기로 했다.
권 회장은 “독자적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계열사는 과감히 정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3월 이후 자산 매각 등 총 31건의 구조조정을 통해 3조6000억 원을 확보했다”며 “올해 말까지는 계열사 10곳이 정리(매각)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포스코 부채비율은 6월 말 기준 86.9%로 권 회장이 취임한 지난해 3월(88.2%)보다는 소폭 내렸다.
또 권 회장은 “5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나 ‘서쪽(하공정)’에만 집중할 뜻을 밝혔다”며 “인도 정부에서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지 않는 한 오디샤 지역 상공정(일관제철소) 투자는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파이넥스, 리튬 추출, 니켈 정련, 연료전지 등 고유기술을 확보한 분야는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또 포스코그룹은 연간 총 5000억 원 비용을 절감하기로 했다.
책임경영 부문에서는 투자사업을 검토, 승인한 책임자에 대해 투자실명제를 강화해 상벌을 명확히 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이날 투자 실패와 경영 부실에 대한 책임을 물어 포스코엠텍, 포스코P&S 등 5개 계열사 대표를 퇴진시켰다. 이를 포함해 임원 25명이 퇴진했다. 그룹 전체 임원 수의 8%다.
인사혁신 부문에서는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순혈주의를 해소하기로 했다. 또 포스코에서 근무하다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로 옮기는 관행도 개선하기로 했다.
거래관행 부문에서는 계열사, 협력사 등과의 모든 거래에는 100% 경쟁 입찰을 도입하기로 했다. 포스코 측은 “거래관행 부문에서 경쟁입찰이 도입되면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발생했던 각종 잡음과 오해가 대폭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리의식 부문에서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와 함께 거래, 납품, 외주, 인사 등에 청탁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100% 공개, 100% 경쟁, 100% 기록 등 ‘3대 100%’ 원칙을 적용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경영 정상화 시까지 임원들은 급여를 10% 이상 반납하기로 했다.
한편 포스코 2분기(4∼6월) 매출은 15조1890억 원, 영업이익은 6860억 원이었다. 계열사들의 경영이 악화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9.1%, 18.2% 감소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