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의 기업이 시장을 장악하는 과점시장에서 중소기업이 활약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특히 기술력이 생명인 전자기기 분야에서는 중소기업이 끼어들 틈조차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데 미국과 프랑스 업체가 세계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대표적인 과점시장인 POS 단말기 시장에서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고 있는 국내 중소기업이 있다. 바로 휴대형 무선결제 단말기(EFT POS) 개발회사인 ㈜바이텔(www.bitelpos.com)이다.
상품을 판매하는 시점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정보를 컴퓨터로 처리하는 시스템인 POS는 유통과 상업 전반에 걸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대형마트, 백화점뿐만 아니라 결제가 이루어지는 현장에는 어김없이 POS를 찾아볼 수 있다.
POS단말기 시장의 새 강자 바이텔은 2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꾸준하게 연구개발(R&D)에 투자를 하며 내공을 쌓았다. 특히 시장의 흐름을 읽고 기민하게 대처한 것이 주효했다.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는 휴대용 무선결제 단말기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을 파악하고 휴대용 무선결제 단말기에 집중 투자했다.
각국의 수많은 인증절차를 거치는 데만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됐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뚝심 있게 밀어붙였다. 그 결과 바이텔은 세계 40여 개국에 휴대용 POS를 수출하는 POS시장에서 주목받는 기업이 되었다. 현재 바이텔은 세계 POS 단말기 판매량 기준 톱10, 무선 단말기 시장에서는 세계 톱5에 꼽히는 기업이다.
특히 일본에서의 활약이 눈에 띈다. 까다로운 일본 내수 시장에서 외국 회사로는 유일하게 신용카드 단말기 공급업체로 등록된 것은 물론이고 세이코, NEC, 파나소닉 등 일본 유수의 대기업이 주도하는 무선 단말기 시장에서 2년 연속 판매량 1위의 쾌거를 이뤘다.
일본 이외에도 일부 중동 국가들과 러시아, 아프리카에서도 최근 시장점유율 1, 2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국내 최초로 아프리카 국가의 정부 프로젝트를 수주하기도 했다. POS시장의 안마당 격인 미국에서는 경찰청에 지문단말기를 공급하고 있다. 전 제품이 해외 데이터 전송 암호화와 해킹방지 기술 인증인 ‘PCI’를 받았다는 점 덕분이다.
바이텔은 신제품인 IC5500을 통해 세계 POS시장에서의 글로벌 강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 [정석규 대표 인터뷰]품질에 대한 고집, 세계시장에 통했다 ▼
“부품에서 생산까지 모두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점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해외 생산이 아닌 국내 생산을 고집하는 이유는 단가를 낮추기 위해 제품의 품질이 떨어지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바이텔의 정석규 대표는 품질에 대한 고집과 해외시장 공략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하지만 열정만으로 세계 POS시장의 톱10이 된 것은 아니다. 과감한 R&D 투자와 시대의 흐름을 읽고 재빠르게 대처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일본, 러시아, 중동, 아프리카에서의 선전에 만족하지 않고 이번에는 남미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굳이 국내가 아닌 해외시장에 관심을 두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정 대표는 “국내는 제품의 품질보다는 가격 경쟁력이 더욱 중요한 시장이다. 하지만 우리는 가격을 맞추기 위해 품질을 떨어뜨리고 싶지 않다. 그래서 가격보다 품질을 우선시하는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이라고 답했다.
품질과 기술력에 대한 투자 못지않게 인재에 대한 투자도 아낌없다. 그래서 바이텔에는 20년 이상 근무하고 있는 메인 엔지니어도 많다. 정 대표는 “직원 수를 300명으로 늘려 이 분야 중견기업으로 자리 잡는 것이 오랜 꿈”이라며 “2015년에 세계 무선 POS 단말기시장의 10%를 차지하고 내년에는 코스닥 등록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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