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뷰스] 장수시대에 요구되는 삶의 지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20일 03시 00분


코멘트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인생 100세 시대가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과거에도 100세 이상 장수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이제는 대다수 사람들이 건강하게 오래 사는 ‘장수(長壽)시대’에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81.7세, 2060년에는 88.6세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천수(天壽)를 누리며 오래 사는 건 축복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안타깝게도 축복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여건에 처해 있다. 고령화 속도가 전례 없이 빠르게 진행된 탓에 노인 빈곤, 질병, 간병, 고독사 등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지고 있다. 서구처럼 100여 년의 오랜 기간에 걸쳐 고령화를 경험했다면 충분히 대비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그렇다면 축복된 노후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100세 시대에는 불확실성이 심화된다는 근본적인 특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70세 ‘인생 지도’에서는 삶이 어느 정도 예측 가능했다. 60세에 퇴직하고 10년 정도 살다 생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100세 시대에서는 60세에 퇴직하고도 길게는 40년을 더 살아야 한다. 노후를 위해 준비한 생활비가 예상보다 빨리 소진될 수 있고, 노화로 예상치 못한 질병에 걸릴 수 있으며, 사회적으로 경제위기나 재해가 반복돼 삶을 위협할 수도 있다. 결국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불안을, 불안은 다시 두려움으로 번질 수밖에 없다.

과거에는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불안을 행복으로 바꿨다. 그 울타리 속에서 다양한 위협 요소들을 함께 극복해냈다. 그러나 요즘같이 핵가족이 보편화되고 가족 간 유대가 약해진 사회에서는 더이상 안심의 울타리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 따라서 본인의 노력과 사회 시스템 안에서 불확실성을 피할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행복한 노후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긴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아야 한다. 은퇴 이전에 가족과 사회로부터 부여받은 책무를 다하기 위해 열심히 살아왔다면 퇴직 이후에는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사는, 자기 주도적인 삶을 누려야 한다. 그것이 일이어도 좋고 취미나 여가, 봉사활동이어도 좋다. 자신이 가치를 부여하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상관없다.

행복한 노후를 위한 재무 측면에서의 해답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보험을 활용할 것을 권하고 싶다. 노후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생활비, 예상치 못한 질병이나 상해를 치료하기 위한 의료비와 간병비, 가장의 갑작스러운 죽음 후 남은 가족을 위한 생계비 등 여러 상황에서 보험은 여유와 안정감이라는 선물을 준다. 물론 그 대가로 기회비용이 발생한다. 노년에는 소득이 없는 만큼 소득이 있는 30∼50대에 일정액을 떼어내어 차곡차곡 쌓아둬야 한다. 그러므로 현재의 만족을 위한 지출은 조금 줄여야 한다.

100세 시대는 피할 수 없는, 거꾸로 되돌릴 수 없는 시계나 다름없다. 그런데도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지난해 조사한 은퇴백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은퇴준비지수는 56.7점에 불과했다. 관계 건강 활동 재무 등 4개 영역 중 재무영역의 준비 상태는 51.4점으로 가장 낮았다. 다들 걱정을 하면서도 준비는 미흡하다는 뜻이다. 지금 이 순간부터 행복한 100세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미래를 디자인해보면 어떨까.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