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유럽펀드는 일단 위기탈출, 中國펀드는 아직 아슬아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23일 03시 00분


해외 주식형 펀드는 어떻게 될까

은퇴자 이모 씨(59)는 올해 3월경 은행 예금 5000만 원을 찾아 중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에 투자하는 ‘중국 본토’ 펀드와 유럽 주식형 펀드에 각각 3000만 원씩 투자했다가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기분을 맛봤다. 높은 수익률을 보이며 승승장구하던 두 펀드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그렉시트) 우려와 중국 증시 폭락 등의 악재를 만나 수익률이 급락한 것이다. 이 씨는 “지금은 반등했지만 언제 또 떨어질지 모른단 불안감이 있다”고 말했다.

유럽 시장과 중국 증시의 불확실성에 투자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해외 펀드 중 올해 자금 유입 1, 2위인 유럽 주식형 펀드와 중국 본토 주식형 펀드 가입자들은 환매와 추가 투자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유럽은 위기가 일단락돼 상승을 기대할 만하지만 중국 증시의 불안정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리스 위기 넘긴 유럽…상승 가능성 크다

13일 그리스가 채권단의 긴축 요구를 대부분 받아들이며 ‘그리스 사태’가 큰 고비를 넘자 유럽 주식형 펀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21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이달 들어 20일까지 334억 원의 자금이 공모형 유럽 주식형 펀드에 들어왔다. 유럽을 외면했던 투자자들이 돌아오면서 올해 2월부터 6개월간 약 1조3700억 원이 넘는 뭉칫돈이 몰렸다.

수익률도 반등했다. 20일 기준 설정액 10억 원 이상인 유럽 주식형 펀드 178개의 최근 1주일 수익률은 6.80%, 1개월 수익률도 6.44%에 이른다. 이번 달 초 마이너스였던 3개월 수익률도 다시 ‘플러스’(0.90%)로 돌아섰다. 펀드별로는 유럽 펀드 가운데 올해 가장 많은 자금(7099억 원)을 빨아들인 ‘슈로더 유로자’ 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이 6.94%로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1.54%)보다 약 4배로 높은 편이다.

전문가들은 유럽 증시가 큰 위기를 넘기고 확연한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국내 정치와 부채 탕감 등 일부 문제를 빼면 그리스 사태는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며 “올해 하반기 리스크 요소도 눈에 띄는 게 없어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직은 가시밭길 중국 증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달 12일 5,166.35로 연중 최고점을 찍은 뒤 추락을 거듭해 8일에는 3,507.19까지 떨어졌다. 이후 중국 당국이 각종 대책을 쏟아내고 17일 약 1조3000억 위안(약 239조7720억 원)의 증시 부양 방안이 나오자 최근 열흘간 3,800∼3,900 선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펀드 수익률은 크게 떨어졌다. 제로인에 따르면 21일 중국 본토 펀드의 최근 1개월 및 3개월 수익률은 각각 ―8.93%, ―4.83%이다. 하지만 중국 증시 폭락세가 진정되자 빠르게 수익률을 회복해, 최근 1주일 평균 수익률은 2.67%에 이르렀다. 5, 6월 2348억 원이 유출됐던 중국 본토 주식형 펀드에 반등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돌아오면서 이번 달 21일까지 49억 원이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중국 펀드에 투자할 때는 변동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팀장은 “중국 정부의 인위적 자금 투입에 기댄 지수 유지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김선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등에서 경기 회복 신호가 있다”며 “주가가 등락을 거듭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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