强달러의 귀환… 수출호재-자본유출 희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28일 03시 00분


원-달러 환율 장중 1170원 돌파
수출업체들 원화가치 하락에 숨통… 외국인 환차손우려 매도 공세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3년 만에 장중 1170원을 넘어서고 외국인들의 증시 이탈이 가속화하는 등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원화 가치 하락)는 미국이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점쳐지는 9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머지않아 1200원 선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한때 1173.8원까지 올랐다가 전날보다 0.9원 떨어진 1167.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30일 1115.50원(종가)이던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4.6%가량 상승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연내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자 강 달러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사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달러 강세 흐름에도 원화 가치는 다른 통화와 비교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저유가에 따른 경상수지 흑자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달 초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가라앉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관심이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옮겨 가면서 원화 가치 하락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엔화 약세 바람’을 탄 일본 업체들과 경쟁해야 했던 수출 기업들로서는 원화 약세가 나쁘지 않은 소식이다. 실제로 원화 가치가 하락하자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은 벌써부터 증시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자본시장이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해외 투자자들이 환차손을 우려해 한국에 투자한 자산을 팔기 때문이다. 실제로 외국인은 이달 들어 27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1조7600억 원 이상의 주식을 팔아 치웠다. 외국인 매도세가 계속되면서 지난주 2,080 선을 웃돌았던 코스피는 27일 2,030 선으로 주저앉았다. 코스닥지수는 이날 3.25% 급락해 750 선 초반까지 밀렸다. 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7500억 원 이상을 순매도하며 ‘팔자’ 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9월까지는 원화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일단 28, 29일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가 주목된다. 8월에는 FOMC가 열리지 않기 때문에 이번이 9월 이전에 미 연준의 의중을 확인할 수 있는 마지막 회의다.

장윤정 yunjung@donga.com·정임수 기자
#달러#귀환#수출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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