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 같은 ETN… 8개월 새 114배 쑥쑥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1일 03시 00분


저금리시대 ‘중위험 중수익’ 투자 각광

초저금리에 지친 투자자들이 다양한 투자 상품을 찾아 나서면서 상장지수증권(ETN)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국내에 첫선을 보인 ETN은 9개월 만에 거래대금, 시가총액 등 모든 부문에서 몸집을 키우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12일 삼성증권(11종목)과 현대증권(1종목)이 발행하는 ETN 12종목을 새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ETN은 주식, 채권, 상품 등 다양한 자산으로 구성한 기초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금융상품이다. 해외주식, 선물, 원자재 등 개인투자자들이 쉽게 투자하기 힘든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개별 종목이 아닌 지수를 기초로 하기 때문에 손실 위험이 상대적으로 작은 것도 장점이다.

○ 거래대금 114배, 시가총액 2.6배로 증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ETN의 거래대금은 약 1250억 원으로 지난해 11월의 114배로 뛰어올랐다. ETN의 시가총액도 지난해 11월 4740억 원 가량의 2.6배인 1조2498억여 원으로 늘어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10종목으로 출발한 ETN 시장에는 10일 현재 43종목이 상장돼 있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25종목이 최근 3개월간 새로 상장하는 등 상장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ETN 시장은 초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기준금리가 처음으로 1%대로 떨어진 올해 3월 ETN 거래대금 중 개인투자자들이 차지하는 규모는 150억 원을 넘었고 지난달에는 804억 원까지 늘었다.

○ ETF보다 다양하고, 수익률 차이도 없어

ETN은 거래소에 상장돼 일반 주식처럼 매매할 수 있고, 기초지수의 수익률을 따른다는 점에서 상장지수펀드(ETF)와 비슷하다. 하지만 기초지수를 구성하는 자산을 10종목 이상 편입하는 ETF와 달리 5종목 이상으로 지수를 구성할 수 있다. 투자자 수요에 따라 다양한 투자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임재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증권상품시장부장은 “ETN은 종목 수가 적어 롱숏 등 다양한 투자전략을 활용할 수 있고, ETF와 달리 기초지수와 수익률 차이가 발생하지 않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ETF는 운용사가 직접 기초자산을 운용하기 때문에 기초지수와 수익률이 차이가 날 수 있다.

단, ETN은 증권사가 자금을 자기 계정으로 보유해 운용하는 파생상품이기 때문에 증권사의 운용 능력에 따른 위험이 따른다. 따라서 운용 능력이 뛰어난 증권사를 고르는 게 중요하다.

○ ‘중위험 중수익’ 투자자에게 적합

지난해 11월 처음 상장된 ETN 10종목의 9개월간 평균 수익률은 8.5%였다. 최근에는 전 세계적인 원자재 시장 불황이 계속되면서 원자재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원자재 인버스’ ETN의 수익률이 높았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수익률이 가장 좋았던 ETN 5종목 가운데 4개가 원자재 인버스 ETN(평균 수익률 13.68%)이었다.

임재준 부장은 “ETN은 저금리에 만족하지 못한 투자자 가운데 손실 위험을 줄이고 싶은 ‘중위험 중수익’ 추구형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지만, 중국 주식처럼 기초자산의 변동성이 큰 상품은 투자할 때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초저금리#투자자#etn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