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변경 없이 명예회장 추대 가능
신동주, L투자사 등기변경 신청 나흘만에 다시 입국… 배경 주목
롯데가(家) 경영권 분쟁의 최대 분수령으로 여겨졌던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가 17일 열린다. 그러나 ‘신격호 총괄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신동빈 회장 측 예상 안건)나 ‘신동빈 회장을 대표이사에서 해임’(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 측) 등은 안건에 오르지 않았다. 신동빈 대 신동주 간 정면 승부가 펼쳐지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롯데그룹은 11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는 17일로 예정돼 있다”며 “안건은 사외이사 선임과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에 관한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롯데홀딩스도 “명예회장직 신설은 정관 변경이 필요 없는 것으로 확인돼 이번 주총 안건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특히 “어떤 주주도 주총 개최를 청구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주총 소집을 요구한 게 아니라 신동빈 회장이 장악한 롯데홀딩스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기습적으로 이뤄졌음을 짐작하게 한다.
신동주 전 부회장으로서는 주총이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카드다. 동생 신동빈 회장이 6월 말 한일 롯데 모두를 지배하는 양대 지주회사(롯데홀딩스, 롯데스트라티직인베스트먼트) 및 일본 L1∼12투자회사를 장악했지만 롯데홀딩스 지분만큼은 박빙이다.
재계에서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차제에 본인 주도로 주총 소집을 다시 요구함과 동시에 결정적 일격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최근 아버지가 대표이사로 있는 L투자회사 9곳(4, 5, 6 제외)에 대해 일본 법무성에 ‘등기 변경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단독 대표이사로 있다가 6월 30일자로 신동빈 회장이 공동 대표이사에 올랐고 7월 말∼8월 초에 등기가 완료됐다. 7일 일본으로 떠난 신동주 전 부회장이 동생이 사과문을 발표한 11일 다시 입국한 것도 반격을 위한 행보와 관련이 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소송전도 여전히 그룹 후계 구도 확정에 영향을 줄 변수로 남아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의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 등의 대표이사에 오른 것이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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