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전용 중저가 스마트폰인 삼성전자 ‘갤럭시A8’(사진)이 고가 전략 제품인 ‘갤럭시S6’ 판매량(갤럭시S6 엣지 모델 제외)을 넘어섰다. 보조금을 제한하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으로 고가 스마트폰을 찾는 소비자가 줄면서 중저가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출고가 64만9000원인 갤럭시A8은 지난달 24일 처음 나온 후 1주일간 하루 평균 4000여 대가 판매됐다.
반면 관련 업계에 따르면 출고가 85만8000원으로 삼성전자 전략제품인 갤럭시S6는 같은 기간 하루 평균 3000여 대가 판매됐다. 갤럭시 S6 엣지는 같은 기간 하루 평균 판매량이 1500여 대였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전략적으로 밀고 있는 최신 고가 스마트폰 판매량이 출시 3개월 만에 중저가 스마트폰에 추월당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단통법 시행 이후 보조금을 많이 받을 수 없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소비자 수요가 중저가 제품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중저가 제품이 인기를 끄는 것은 기존 고가 제품과 기능은 비슷하면서 가격은 싸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화면이 크다는 점도 소비자들을 유인하는 또 다른 요소다. 스마트폰으로 사진과 동영상을 많이 보는 소비자들에게는 ‘맞춤형’ 제품인 셈이다.
소비자들이 중저가 제품으로 눈을 돌리면서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자사(自社) 전용 중저가 단말기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SK텔레콤이 가장 적극적이다. SK텔레콤은 올해 4월 ‘T키즈폰 준2’(출고가 28만7100원)를 시작으로 알카텔 ‘아이돌착’(28만7100원), LG전자 ‘밴드 플레이’(34만9800원), 삼성전자 ‘갤럭시 폴더 3G’(29만7000원)를 연이어 선보였다.
KT는 올 4월 LG전자 ‘G스타일로’(31만9000원), LG유플러스는 1월부터 LG전자 ‘아이스크림’(28만6000원), ‘어베인 LTE’(64만9000원), 젠틀(24만2000원)을 각각 전용 제품으로 내놓았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사별로 공시 지원금 수준이 비슷하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이동통신사들이 다양한 고객층을 충족시킬 수 있는 차별적인 단말기를 다수 확보하는 것이 경쟁력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말기 제조 업체로서는 국내 시장에서 중저가 제품이 잘 팔리는 것이 마냥 즐겁지는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전통적으로 국내 시장은 고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하지만 단통법 시행 이후 보조금이 축소되면서 프리미엄 제품 시장은 점차 축소되고 중저가 제품 시장이 확대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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