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10월부터 눈이 잘 안보일 정도로 모자를 눌러 쓰거나 선글라스,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리면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돈을 찾을 수 없다. 보이스피싱에 이용된 전화번호는 이용이 정지된다.
금융감독원은 금융소비자의 피해를 막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금융사기 근절대책을 마련했다고 17일 밝혔다. 대책은 금융사기를 총 5단계로 나눠 단계별로 대응조치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시행된다. 5단계는 ①범행도구 확보단계 ②피해자 유인 단계 ③피해자금 이체 단계 ④ 피해자금 인출 단계 ⑤사후 구제 단계 등이다.
금감원은 먼저 4분기(10~12월) 중 금융사기에 이용된 전화번호를 곧바로 이용 정지해줄 것으로 통신사에 요청할 방침이다. 피해자가 금융사기에 이용된 번호를 알아내 금융당국이나 수사당국에 알리면 이용 정지된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은 금융사기단이 대포통장을 범행에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통장 해지 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장기간 거래가 없는 계좌를 은행에 가지 않고도 인터넷이나 전화 등으로 해지할 수 있게 된다. 대포통장이 금융사기에 악용되는 것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보이스피싱 등으로 빼낸 돈을 이체하거나 인출하는 단계에서도 피해 방지 장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지금은 은행 계좌에 입금된 돈이 300만 원을 넘으면 30분이 지나야 ATM에서 찾을 수 있는데 이를 9월2일부터 100만 원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마찬가지로 ATM에서 이체를 할 때도 100만 원 이상이면 30분을 기다려야 한다.
이와함께 앞으로는 고액을 인출할 때 얼굴을 식별하지 못할 정도로 선글라스나 마스크, 안대, 모자 등으로 얼굴을 가리면 ATM에서 돈을 찾지 못한다. 금액기준은 100만 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이며 4분기(10~12월)중 시행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피싱사기를 보상해주는 보험과 연계한 예금상품 가입을 확대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당국과 수사당국이 공조해 대응하고 있지만 사기수법이 날로 진화하고 있어 종합 대응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 중 발생한 금융사기 피해액은 총 1564억 원으로 작년 하반기(2023억 원)보다 22.5%(459억 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피싱 사기로 생긴 피해액은 992억 원이며 대출사기로 발생한 피해액은 572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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