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두 달 만에 700선 아래로…대내외 악재로 투자심리 위축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8일 17시 17분


코스닥지수가 18일 3% 넘게 급락하며 700선 밑으로 떨어졌다.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 물량을 쏟아내면서 증시 일각에서는 코스닥 시장이 조정국면을 맞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전날 4,000선 돌파를 눈앞에 뒀던 중국 증시는 이날 6% 이상 폭락하며 3700선으로 주저앉는 등 아시아증시도 휘청거렸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2.21포인트(3.08%) 내린 699.80으로 장을 마쳤다. 6월 3일(696.97) 이후 약 두 달 만에 700선을 내줬다. 지난달 20일 연중 최고치인 782.64를 찍은 지 한 달 만에 82.84포인트(10.58%)가 빠진 것이다.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2.26%)을 비롯해 다음카카오(―4.23%), CJ E&M(―7.17%)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하락했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매도세를 이끌었다. 기관 투자자들이 775억 원, 외국인 투자자가 281억 원 어치를 매도한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은 1028억 원의 주식을 사들였다.

중국 주식시장의 불안과 위안화 평가절하, 미국의 9월 금리 인상 가능성 등 대내외 악재가 부각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실적보다 성장 가능성 때문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이 국내 경기 침체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 불안감을 느낀 것으로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큰 폭으로 상승한 코스닥이 조정기를 맞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은 연초부터 7월 고점까지 약 40% 상승했다”며 “그 동안 너무 올랐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조정기에 들어갔다고 보고 매도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코스피도 전날보다 12.26포인트(0.62%) 내린 1956.26으로 마감하며 이틀 연속 하락했다. 외국인이 9일째 매도세를 보이며 212억 원어치를 내다 팔았으며, 개인도 987억 원어치를 매도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7월 한 달 동안 국내 자본시장에서 5조 원 가까운 자금을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으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7월에만 주식 2조2610억 원어치, 상장채권 2조6180억 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주식과 채권을 합한 순유출 금액이 약 4조8790억 원으로 2011년 8월(5조8000억 원) 이후 가장 컸다. 6월에 3890억 원이 빠져나간데 이어 두 달 연속 ‘셀 코리아’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7월 말 기준으로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상장주식 규모는 전달보다 14조5000억 원 줄어든 430조5770억 원이다. 전체 시총의 28.9%로, 2009년 7월 28.7% 이후 가장 낮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미국 금리인상과 환율 문제로 외국인 자금의 이탈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선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단기성 투자자금 위주로 회수하고 있으며, 당분간 유출이 지속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중국 증시는 급락했다. 이날 중국 상하이증시는 전날보다 245.5포인트(6.15%)나 폭락하며 3,748.16으로 거래를 마쳤다. 중국 정부가 추가 부양책을 축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퍼지면서 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일본 닛케이지수(―0.32%) 대만 가권지수(―0.44%) 등 아시아 주요 증시 대부분이 하락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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