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전성시대]“소상공인의 어려움은 국가의 위기… 협동조합 지원에 최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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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

“어려울수록 뭉쳐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혼자서는 경쟁력을 갖추기 힘든 소상공인들을 위해 5명 이상이 모여 협동조합을 설립하면 다양한 지원 혜택을 제공하는 소상공인협동조합 활성화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일규 이사장이 “개별 소상공인들은 약할지 몰라도 소상공인들이 모이면 대기업 못지않은 경쟁력을 가졌다고 생각하기에 소상공인들의 저력을 믿는다”고 말하는 이유는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소상공인을 창조경제 주역으로서의 역할을 증대하고자 2013년부터 시행 중인 ‘소상공인협동조합 활성화 사업’을 통해 소상공인협동조합의 성공을 지켜봤기 때문이다.

소상공인들의 미래를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이 이사장에게 소상공인협동조합 활성화 사업과 소상공인들을 위한 지원 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최근 메르스 사태로 소상공인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은….

지난해 세월호 참사와 올해 메르스 사태까지 국가적 재난이 있을 때마다 자영업자를 비롯한 소상공인들과 중소기업인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어 안타깝다. 현재 공단에서는 약 2000억 원 규모의 ‘메르스 피해 소상공인 자금’을 편성하고 공단 내부에 ‘메르스 대책본부’를 설립하는 등 소상공인들이 입은 피해를 최대한 빨리 복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비단 메르스 사태뿐 아니라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와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소상공인들이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자영업자의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약 2배에 달할 정도로 자영업자들이 많은 나라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생계형 업종의 폐업률이다. 은퇴 후에 요식업 등 진입장벽이 낮은 생계형 업종을 창업했다가 1년도 채 되지 않아서 폐업하는 가게들이 상당히 많다. 그뿐만 아니라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자영업자들의 소득도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국가경제의 뿌리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자영업자들을 비롯한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은 곧 국가 경제의 위기라고 볼 수 있다.

―소상공인의 위기의 근본적인 이유로 꼽히는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에 대한 해결 방법을 묻고 싶다.

소상공인들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개선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소상공인들이 당당하게 시장에서 경쟁하고 살아남을 수 있도록 경쟁력을 키워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기업과 소상공인들은 경쟁력에서 큰 차이가 나는 것이 현실이다. 가장 큰 차이는 가격 경쟁력에서 비롯된다. 개별 소상공인은 사업에 필요한 원재료, 소모용품, 판매상품 등을 대기업 및 프랜차이즈에 비해 평균 12.5% 비싸게 구매하고 있다. 홍보와 마케팅 능력도 큰 차이가 난다. 지금처럼 홍보와 마케팅이 매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대에 소상공인들이 대기업에 비해 많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이러한 소상공인들의 어려운 상황을 ‘협업’과 ‘상생’을 통해 타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혼자서는 경쟁력을 갖추기 힘든 소상공인들도 뭉치면 어마어마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시작한 사업이 바로 ‘소상공인협동조합 활성화사업’이다.

―소상공인협동조합의 장점은 무엇인가.

협업을 통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조합 공동구매를 통해 원재료를 저렴하게 구매해 가격경쟁력을 키울 수 있고 단일 브랜드를 만들어 홍보에 힘쓸 수 있다. 여러 사람의 힘을 모으기 때문에 부족한 기술을 채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문제는 소상공인들이 창의적으로 협동조합을 만들고 운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지원 방안이다.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는 문제 해결을 위하여 공동 장비 구매, 공동 마케팅, 공동 브랜드 개발 등 6개 분야에 대해 최대 1억 원의 사업비와 무료 컨설팅, 교육을 지원하는 ‘소상공인협동조합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소상공인협동조합 활성화 사업의 성과는 어떠한가.

소상공인협동조합 활성화 사업은 시행 3년 만에 그 나름의 성과를 얻었다. 2013년 시범사업부터 2015년 상반기까지 총 1268개의 소상공인협동조합이 설립되었으며 그중 성장 및 지속 가능성이 높은 935개 유망 소상공인협동조합에 지원하였다. 또한 매년 조합원의 평균 매출액이 상승하고 있으며 조합의 영업 지속률은 100%에 달한다.

―앞으로 소상공인협동조합 활성화 사업의 방향은….

공단은 소상공인협동조합 활성화 사업을 통해 소상공인들의 중장기적인 발전과 활성화를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고객 만족도 제고’를 최우선 가치로 하여 전문성은 물론이고 사업 간 융합과 협업이 뒷받침되는 환경을 지속적으로 조성해 나갈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2013년부터 지원한 협동조합 중 55개를 우수 협동조합으로 선정하여 우수사례집 제작·배포를 통한 협동조합 활성화 사업의 성과를 홍보할 예정이다. 올해 9월부터는 6개 지역본부에서 ‘소상공인협동조합 나눔네트워크 방방곡곡 로드쇼’를 추진하여 협동조합 간 교류, 우수 협동조합 벤치마킹 강의 등의 프로그램으로 협동조합 조합원들의 역량이 강화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손희정 기자 son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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