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만큼 고객과 상담하며 어려움을 느낀 적이 언제 있었나 싶다. 미국 금리인상,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북한 도발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등 다양한 대내외 변수에 시장 변동성이 극도로 높아졌다. 코스피는 지난주 금요일인 21일 2년 만에 최저점으로 떨어지며 1,870 선으로 주저앉았고, 호황을 누리던 코스닥 시장도 단 1주일 만에 14.2%가 하락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하루에 3∼5% 이상 등락하며 불확실성을 키웠다. 전문가들조차도 시장 예측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보통 투자자들이 혼란을 넘어 ‘패닉’을 느끼는 건 당연한 일이다.
과거 주식시장 변동성이 심하면 투자자들은 “잠시 쉬었다 가겠다”는 반응을 많이 보였다. 몇 년 전만 해도 은행에 돈을 맡기면 연 4∼5%대 이자를 챙길 수 있었기에 굳이 무리해서 투자 상품에 기웃거릴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은행 예금금리가 연 1%대에 불과한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은행 예금으로 선뜻 자산을 옮기지 못한다. 목표 수익률에 도달하려면 잠시라도 돈 굴리는 걸 멈춰서는 안 된다. 그러다 보니 투자자들은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을 올릴 방법을 찾기 위해 모든 상품을 꼼꼼히 따져보게 된다. 일반 개인 투자자나 거액 자산가 모두 같은 상황이다.
요즘 고객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은 ‘저위험 중수익’ 상품. 자산가들은 사모(49인 이하)로 1억 원 이상 조건이 걸린 ‘절대수익추구형스와프(ARS·Absolute Return Swap)’를 많이 찾는다. ARS는 원금이 보장되는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에 롱숏 전략을 더한 상품. 롱숏 전략은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은 사고(long), 내릴 것 같은 주식을 빌려서 파는 공매도(short)를 해서 차익을 남기는 방법을 말한다.
ARS는 투자액의 대부분을 양도성예금증서(CD)나 채권 등 안전 자산에 투자하고, 이 자금을 담보로 증권사 고유자금을 롱숏 전략으로 운용해 초과 수익을 올린다. 연 7∼8% 수익을 올리는 회사도 있다.
지금 같은 변동성 장세에서 투자자들은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져 원금 보장이라는 문구가 붙은 상품에 쉽게 마음을 준다. 하지만 투자 상품에 자산을 맡기는 건 기본적으로 이익을 얻기 위해서다. 원금 보장보다 그동안 수익률, 자산운용 능력, 포트폴리오 등을 꼼꼼히 살펴 제대로 된 상품을 골라보자. 위기 때에도 수익률을 내는 상품은 분명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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