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탐지기 개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내의 ㈜아이에스엠아이엔씨 진승민 대표는 2013년 9월 창업했다. 2006년 한국화학연구원에 입사해 분광 분야를 연구하다 연구개발 성과를 기업에 이전하려 했지만 제대로 발전시킬 기업을 찾기 어려워 직접 나섰다. 기술에 대한 자신감에도 불구하고 시장이라는 거친 벌판에 내던져진다는 두려움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창업부터 성공까지’라고 할 만한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의 기술 창업 지원 프로그램은 많은 어려움을 덜어줬다. 대덕연구개발특구 지정 10년의 또 다른 성과라면 기술 창업과 기술 사업화를 돕는 ‘기업 창업 및 성장 지원 생태계’가 전보다 훨씬 울창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 ‘창업부터 성공까지’ 밀착 지원
우선 창업 의사를 밝히자 진흥재단의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한밭대 이노캠퍼스사업단이 시장 관점에서 창업 아이템의 검증에 도움을 주고 자체 특허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화학연구원에서 연구원 창업을 승인받고 법인을 설립하자 사업단은 투자설명회도 열어 줬다. 이어 진흥재단이 주선한 액셀러레이터로부터 5000만 원의 초기 투자를 지원받아 창조경제 박람회에 제품을 출품했다. 혈관탐지기 시제품 제작 지원은 초기 재정이 어려운 이 기업이 제품 개발에 전력을 쏟을 기회를 제공했다. 급기야 7월 15일 NHN 인베스트먼트에서 10억 원의 후속 투자를 유치했다. 제품의 양산화와 수출의 계기를 마련하는 순간이다. 진 대표는 “투자자를 설득하는 것은 기업의 몫이지만 만날 기회는 좀처럼 얻기 어려운 게 현실인데 진흥재단의 프로그램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원 출신으로 올해 3월 ‘저가형 광결합 기술’로 ㈜옵텔라를 창업한 이상수 대표도 밀착 지원을 경험했다. 한밭대 이노캠퍼스사업단이 지분에 참여해 향후 해외시장 진출 로드맵 지원했다. 또 한밭엔젤투자조합을 통해 2000만 원을 투자했다. 진흥재단의 주선으로 액셀러레이터인 대덕벤처파트너스의 직접 투자를 받았다. ○ ‘창업 생태계’ 조성에 바쁜 발걸음
진흥재단이 2012년부터 시작한 이노캠퍼스 사업은 대학의 역량을 통해 창업 아이템의 발굴과 검증, 투자 지원으로 기업 창업과 성장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그동안 58개 기업의 창업과 11억4000만 원의 투자 유치를 지원했다. 한남대와 충남대, 한밭대, 대전대 등 4개 대학의 활동이 가장 활발하다. 펩타이드 신소재를 활용한 기능성 약용 화장품을 생산하는 셀아이콘랩은 한남대 이노캠퍼스사업단의 지원으로 탄생했다. 지난해부터 국내 및 중국, 홍콩 등지에 수출하는 전문 화장품 생산 기업으로 성장해 4억 원 이상의 매출을 냈다. 사업단은 6월 한남대 교수들이 참가한 ‘한남엔젤클럽’을 출범시켜 3월에 이어 10월 공개 투자설명회를 연다.
이노폴리스캠퍼스 사업만으로는 신생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도입한 것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사업이다. 액셀러레이터는 성공한 벤처기업인 등이 노하우와 투자 재원을 활용해 창업기업을 발굴하고 지원할 뿐 아니라 투자와 멘토링 등의 활동으로 기업 성장을 가속화하는 전문기관(또는 기업)이다. 하지만 그동안 액셀러레이터가 수도권에 있어 혜택을 받기 어려웠다. ‘액셀러레이터 리더스 포럼’ 회원사 20여 개사는 대부분 초기 투자를 담당하는 에인절투자자로 75%가량은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 둥지를 틀고 있다.
진흥재단은 지난해부터 대덕특구의 투자 환경 개선에 나섰다. 4월 액셀러레이터인 대덕벤처파트너스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액트너랩 등 지역에 기반을 둔 3개의 액셀러레이터와 협약을 맺어 지역 기업의 창업과 성장 지원을 독려했다. 그 결과 5개 기업의 23억 원 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올해 말까지 30개의 예비창업자 보육과 12개의 기술창업, 15건의 투자 유치를 목표로 잡았다. 김차동 진흥재단 이사장은 “창조경제 생태계를 선도하는 새로운 촉매제인 액셀러레이터를 활용해 특구의 기술 창업을 활성화하고 투자 생태계 조성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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