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산머루농원’을 방문한 국내외 관광객들이 와인 숙성 창고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산머루농원 같은 특색 있는 농촌 관광지를 전국 11곳에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경기 파주시 적성면의 산머루 양조장(와이너리)인 ‘파주 산머루농원’은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인 관광객보다 3배 이상 많이 찾아오는 곳이다. 지난해 이곳을 찾은 외국인은 총 6만 명. 한국인은 1만8000명에 불과했다. “한국 농촌까지 굳이 외국인 관광객이 찾아갈 이유가 있느냐”는 편견을 깼다.
정부는 산머루농원의 사례를 농업(1차)에 제조(2차)와 서비스(3차)를 결합한 ‘6차 산업’의 성공 사례로 보고 전국의 다른 11개 농촌 마을도 외국인 관광객 유치 중점 마을로 정했다. 현 정부의 농업 정책 중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6차 산업 활성화의 물꼬를 관광 부문에서도 튼 것이다.
○ 발로 뛰어 성공한 ‘농촌 관광’
파주 산머루농원의 관광객 유치는 ‘발’로 뛰어 만들어 낸 것이다. 서충원 파주 산머루농원 대표(37)는 아버지가 운영하던 산머루농원의 관광 상품 가능성을 발견했다. 농원을 찾아온 사람마다 숙성 중인 산머루 와인을 보관해 놓은 ‘와인 터널’을 보고 신기해했던 것. 수도권의 유일한 와이너리라는 점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서 대표는 해외 유명 와인 산지의 관광 모델을 참고해 산머루농원의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곳이 외국인 관광객을 공략한 것은 2013년 5월부터다. 경기관광공사, 한국관광공사 대만지사 등과 함께 대만 현지 여행업체를 돌면서 설명회를 열고 관계자들을 초청했다. 그 결과 지금 산머루농원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80%는 대만인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파주 산머루농원의 농촌관광 성공 사례를 전국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17일 경기 양평 수미마을, 충남 아산 외암마을, 경북 경주 세심마을, 제주 아홉굿마을 등 총 11곳을 외국인에게 집중 홍보할 농촌 마을로 선정했다. 농식품부는 앞으로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 등과 함께 해외 여행사나 관광객들에게 홍보할 예정이다.
9월에는 주한 외국인들로 이뤄진 ‘농촌관광 서포터스’를 운영한다. 주로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관광객들을 임명해 자국에 한국 농촌관광 체험을 홍보하게 한다. 10월에는 국내 농촌관광 마을에 중국과 대만, 싱가포르 등 해외 여행사 관계자들을 초청해 설명회도 열 계획이다.
○ 관광 연계 파생효과 높여야
유치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국 농촌 특산물 등을 판매해 관광 파생효과를 높이는 것도 남아 있는 과제다. 이를 위해선 이번에 선정된 11개 마을이 모두 저마다의 ‘히트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파주 산머루농원은 관광객들에게 포도보다 효능이 뛰어난 산머루를 직접 체험하도록 한 다음 산머루 와인과 잼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이정삼 농식품부 농촌산업과장은 “외국인의 농촌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한국 방문 코스에 농촌을 포함시키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며 “관광객의 출신 국가에 맞는 맞춤형 농촌 제품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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