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좋은 작물을 생산해도 판로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농가가 많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보기도 하지만 한계에 봉착하곤 한다. 롯데그룹은 유통 전문기업의 장점을 이용해 이런 농가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2012년 말 각 지역의 우수 두부 제조업체들에 공동 브랜드를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당시 소규모 두부업체들은 대형 식품업체의 공세에 밀려 고전하던 차였다. 하지만 롯데의 제안에 업체들은 반신반의했다. 제조 방식과 맛이 각기 다른 두부를 단일 브랜드로 묶기가 어려울 것으로 봤던 것. 롯데마트는 서로의 장점을 공유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득했다.
2013년 1월 충북의 한그루식품, 경남의 동화식품, 전남의 오성식품이 뜻을 모았다. 이들은 상품명을 ‘어깨동무’로 정하고 롯데마트에 납품을 시작했다.
롯데마트는 내친 김에 원재료 재배 농가, 부자재 생산업체 등을 모아 ‘협동조합’을 만들 것을 제안했다. 콩은 생산자와 직거래를 하고 부자재 등은 합동 구매를 통해 가격을 낮춰 비용을 줄여 보자는 구상이었다. 이에 새롭게 선보인 어깨동무협동조합은 통합 구매를 통해 원가를 낮춰 대기업 두부 대비 10% 이상 저렴한 가격에 출시할 수 있었다.
롯데마트는 협동조합 설립부터 정관 작성, 법적 검토, 디자인 개발까지 전 과정을 컨설팅했다. 일부 매장에는 전용 코너도 마련했다.
김정훈 어깨동무협동조합 사무국장은 “조합 설립 초반에는 롯데마트 기준으로 월평균 5억∼6억 원어치가 팔렸지만 현재는 매출이 크게 늘어 이달에는 10억 원 정도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마트 외에 롯데슈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계열사들도 농산물 판로 개척을 통한 상생 경영에 힘을 쏟고 있다.
롯데그룹과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앞서 20일 부산시와 공동으로 지역 농수산물 가공업체의 중국시장 개척을 지원하기 위해 ‘해외시장 진출 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중국 현지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홈쇼핑의 해외 상품기획자(MD)와 부산지역 60개 업체 관계자 100여 명이 참가했다. 소진세 롯데그룹 대외협력단장은 “롯데그룹은 강점인 유통망을 적극 활용해 새로운 창농(창조농업 및 농촌창업)의 지평을 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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