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벤처 수출길 트는 전진기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27일 03시 00분


[‘창조경제’ 현장을 가다]<13>한화 충남혁신센터

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의 ‘에너지 자립섬’ 프로젝트 대상인 충남 홍성군 죽도에 갖춰질 태양광설비 조감도. 한화그룹 제공
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의 ‘에너지 자립섬’ 프로젝트 대상인 충남 홍성군 죽도에 갖춰질 태양광설비 조감도. 한화그룹 제공
‘한국농림시스템’은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태양광 응용제품’을 만드는 벤처기업이다. 농경지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야생동물이나 유해조류를 퇴치하기 위한 제품을 만드는 이 기업은 태양광을 이용해 실제 맹금류(猛禽類)처럼 움직이는 조류 퇴치기, 소리가 나는 유해동물 방지 시스템 등을 개발했다.

국내 1위 태양광 사업체인 한화큐셀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는 한화그룹은 올해 5월 충남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열면서 ‘태양광 사업화의 허브’를 내세웠다. 이곳의 대표적 지원 대상은 한국농림시스템과 같은 태양광 응용제품 벤처기업. 태양광 관련 벤처기업의 요람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18일 충남 아산시 배방로 천안아산역사에 위치한 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 비즈니스센터에서 만난 이병우 센터장은 “유럽 등 해외와 달리 태양광 응용제품 시장이 거의 없다시피 한 국내에서는 제품에 탑재할 소규모 셀 공정에 벤처기업이 감당하기 힘든 비용이 든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과 아이디어만 가진 벤처기업이 태양광 응용제품 제조에 나서기엔 넘어야 할 벽이 많다. 우선 태양광 셀을 적절한 모양으로 자르고 코팅하는 작업에 고가의 장비들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대부분 중국 등지에서 주문 제작해 쓰지만 주문 물량이 5000개는 넘어야 하기 때문에 초기 설계에 오류가 있을 경우 손해가 막심하다.

바이어 등의 접근성을 고려해 천안아산역사에 개설한 비즈니스센터와는 별도로 천안시 서북구 직산로의 충남테크노파크에 자리잡은 충남혁신센터 본부에는 이런 장비를 모두 갖춰놓고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들이 직접 공정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태양광 셀은 제조원가의 80%로 한화큐셀을 통해 수급한다. 또 지역 내에 위치한 공주대에 디자인 과정을 개설해 학생들이 벤처기업과 디자인 협업을 할 수 있도록 연계하고 있다. 한국농림시스템 등 벤처기업들은 9월부터 태양광 응용제품 디자인 콘셉트를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충남 홍성군 죽도에 시도하는 ‘에너지 자립섬’ 프로젝트 역시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것이다. 그동안 죽도 31가구 77명의 주민이 써왔던 디젤발전을 통한 에너지를 무공해 청정 태양광 에너지로 대체하는 이 프로젝트에는 6개 중소기업이 참여한다.

이 센터장은 “그동안 국내에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많지 않아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인버터 등 관련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들이 실제 사업 경험을 쌓지 못했다”며 “충남혁신센터와의 프로젝트를 통해 수출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산=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태양광#전진기지#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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