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아이스하키 영웅 웨인 그레츠키는 성공 비결을 알려달라는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나는 하키 퍽(공)이 있었던 곳이 아니라 나아갈 곳을 향해 스케이팅을 합니다.”
그레츠키의 조언은 수익률을 쫓는 투자의 세계에서도 통용된다. 하지만 경제금융 지식이 부족한 일반 투자자들이 시장 흐름을 파악하고 올바른 투자를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저성장, 저금리, 고령화 시대에 자본시장에서 일반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우선 국내 자본시장이 대외 불확실성으로부터 버텨낼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한다. 작은 해외 뉴스에도 시장이 휘청댄다면 투자자들은 시장을 신뢰하지 못한다. 자본시장이 활성화되면 창조형 기업이 성장하고, 그 과실이 일반 투자자에게 돌아가 내수를 진작시킬 수 있다. 기업소득 환류 세제와 배당소득 증대 세제 등 정부의 주주친화 정책으로 펀드투자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배당주펀드에 대한 자금 유입이 크게 증가했다.
정부가 내년에 도입하기로 한 한국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도 자본시장 수요 기반을 튼튼히 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를 제외한 모든 근로소득자와 사업소득자가 하나의 통장에 다양한 금융상품을 담아 절세 혜택을 누리고 동시에 투자수익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계좌 내 편입된 상품의 손익을 통산해 순이익에만 과세하는 점도 펀드 투자에 대한 부담을 줄여줄 것이다. 펀드 과세 제도를 투자자 관점에서 개선하고, 비과세 해외주식 투자전용펀드를 도입하기로 한 것도 매우 환영할 일이다.
이런 정책적 노력이 실질적 효과를 내려면 금융사와 고객 사이에 서로 만족할 수 있는 조건이 필요하다. 온라인 투자거래 확대와 ISA 도입으로 고품질 자문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객은 금융사로부터 자신의 위험성향, 나이, 소득수준에 맞는 최적의 금융상품을 추천받고 시황에 따라 적절한 사후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 대가로 금융사는 적절한 수수료를 받아야 한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독립투자자문업자(IFA) 도입도 검토되고 있다. 현재 은행권은 고객들에게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별도의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은행권에 일임 자문을 허용하고 양질의 자문 서비스에 대해 수수료를 허용해 줌으로써 전체 금융권이 품질 경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더불어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도입된 각종 규제도 투자자의 입장에서 세밀하게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실례로 펀드 거래를 할 때 필요한 양식을 작성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 때문에 고객에게 위험을 분산하도록 다양한 상품을 권유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이 여전히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수요기반을 확충하고, 누구나 쉽고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투자환경을 만들어 나간다면 우리의 미래 설계에 대한 길을 자본시장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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