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료벤처 체력 키워주는 ‘특급 도우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31일 03시 00분


[‘창조경제’ 현장을 가다]<16·끝>현대重 울산혁신센터

울산 남구 대학로 울산대 안에 있는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 창조마루를 방문한 학생들이 조직검사를 돕는 의료 로봇의 움직임을 살펴보고 있다.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울산 남구 대학로 울산대 안에 있는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 창조마루를 방문한 학생들이 조직검사를 돕는 의료 로봇의 움직임을 살펴보고 있다.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선박 검사 및 분석 전문 업체인 BNS코리아 이정호 대표(51)는 지난해 평형수 처리 장치(선박의 균형을 잡기 위해 탱크에 주입하는 물인 평형수를 정화하는 장치)를 개발하고도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본격적으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선 별도의 테스트를 거쳐 국제 인증을 받아야 하지만 35억 원에 이르는 테스트 비용을 충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생산은 어림도 없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가 테스트를 받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나선 덕분이다. 이 대표는 “처음엔 중국에다 기술을 넘길까도 생각했지만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가 추진하는 ‘에코십(Eco Ship·친환경 선박) 프로젝트’와 뜻이 맞아 다시금 기대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에코십 프로젝트란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기자재를 국내 기업이 개발하도록 돕는 울산혁신센터의 세부 계획 중 하나다. 이를 통해 이 대표는 향후 투자자 모집과 대규모 납품 계약 등의 도움을 받을 예정이다.

울산 남구 대학로 울산대 안에 있는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는 현대중공업의 지원으로 지난달 15일 문을 열었다. 현대중공업은 사내에 창조경제지원단 직원 20명을 두고 센터 운영을 활발히 돕고 있다. 울산혁신센터는 크게 조선해양플랜트산업, 첨단 의료자동화 산업, 3차원(3D) 프린팅 산업 등 3가지 산업의 특화·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울산혁신센터는 3가지 특화 분야 외에 일반 분야에 대해서는 이미 지원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은점토 DIY(Do It Yourself·손수 만들기) 제품을 제작하는 위메이크산타 마경희 대표(43·여)는 이곳을 통해 유통망을 확대할 수 있었다. 울산혁신센터가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에 마 대표를 소개해준 덕분이었다. 부산혁신센터는 롯데그룹의 지원 덕택에 유통망 확보에 강점을 갖고 있다. 마 대표는 “센터 간 협력을 통해 울산 지역에서 만날 수 없었던 상품기획자(MD)를 많이 만나 사업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만족했다.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는 앞으로 성과를 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달 17일부터 ‘예비 창업자와 벤처·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기술 공모전’을 연다. 선정된 기술 아이템엔 사업화까지 최대 2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모집 분야는 조선해양플랜트, 의료자동화, 3D 프린팅, 일반 분야 등 총 4가지다.

다음 달엔 센터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3D 프린팅 데이’를 운영해 일반 시민의 방문도 독려할 예정이다. 센터는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 센터 내 3D 프린팅 체험 코너인 ‘3D Techshop’을 개방하는 한편 방문객에게 3D 프린터 사용법 교육과 3D 출력을 체험하도록 할 방침이다.

울산혁신센터의 목표 중 하나는 새로 스타트업을 키우기보다 이미 기술력을 갖춘 업체를 충분히 키우는 것이다. 17일 만난 박주철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조선해양플랜트 분야는 스타트업 기업이 뛰어들기 쉽지 않은 분야”라며 “기술력을 지닌 기자재 업체를 충분히 키워 현대중공업에 버금가는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울산=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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