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농업 선진국인 이스라엘의 경쟁력 중 하나로 모샤브와 키부츠 등 농업 공동체가 꼽힌다. 여러 농가의 공동 경영을 통해 재배 농지를 대규모화함으로써 수출 경쟁력이 생긴 사례다. 한국에서도 파종부터 수확까지 여러 농가가 공동 작업을 하는 ‘들녘경영체’가 주목받고 있다.
3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들녘경영체를 만들어 공동 생산에 나설 경우 벼 생산비가 7.1%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벼 생산 농가의 1000m²당 평균 생산비는 인건비를 포함해 44만323원. 공동체를 꾸려 공동 종묘(모내기용 모 키우기)와 이앙, 수확을 할 경우 생산비가 40만9162원으로 줄어들었다.
2009년 시작된 한국의 들녘경영체는 올해까지 총 214곳이 선정됐다. 50만 m² 이상 집단화한 들녘이면 공동체를 만들어 신청할 수 있다. 지금은 주로 벼농사 위주로 지원된다.
대표적인 곳이 전북 익산시에 있는 ‘한그루영농조합’. 이곳은 지난해 총 320만 m²의 농지를 26개 농가가 함께 일궜다. 주로 30, 40대 젊은 영농인들이 참여했다. 밀과 보리 이모작 지역도 2013년 전체 경작면적 대비 50%까지 늘었다. 박해원 한그루영농조합 대표(42)는 “지역 단위의 협업 영농 구조를 만들지 않으면 시장 개방 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했다.
충남 아산시의 ‘둔포영농조합’은 공동 재배한 쌀을 고급 브랜드로 출시한 경우다. 이곳은 170여 농가가 쌀 품종을 통일하고 품질 관리와 브랜드 마케팅에까지 함께 나섰다. 그렇게 만들어진 브랜드가 ‘아산맑은쌀’이다.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한 쌀이라 일반 브랜드 쌀보다 10% 이상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현재 214곳이 지정된 들녘경영체를 2020년까지 500개 이상으로 늘려 농업 분야의 공동 경영을 확산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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