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드림]고속도 요금소옆 자투리공간을 청년일터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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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公, 외곽순환 6곳 푸드트럭 허용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김포요금소 옆에서 푸드트럭을 운영하는 김성호 씨(26)는 미국 유학생 시절에 반한 멕시코 음식을 내세워 ‘거리 창업’에 나섰다. 가게를 얻을 자본이 부족해 고민을 하던 그는 한국도로공사에서 창업 공간을 제공받아 푸드트럭 사업을 시작했다. 김 씨는 “졸음을 쫓으려는 운전자들이 톡 쏘는 매운맛이 있는 멕시코 음식을 좋아할 것 같았다”며 “푸드트럭을 발판으로 음식점 창업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속도로 옆에 방치된 요금소 주변의 자투리 공간이 청년들의 ‘창업 무대’로 탈바꿈하고 있다. 도로공사는 하이패스 이용률이 높아지면서 생긴 요금소의 여유 공간에 간이 휴게시설을 갖춘 졸음쉼터를 만들고 청년 사장들에게 푸드트럭 창업 공간을 내줬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 외곽순환고속도로다. 그동안 양방향을 통틀어 휴게소가 3곳에 불과할 정도로 쉼터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던 곳이다. 대부분의 구간이 터널과 교량으로 이뤄진 데다 신도시를 중심으로 밀집 개발이 이뤄져 휴게소를 설치할 공간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도로공사는 하이패스 이용률이 높아지면서 발생한 요금소 여유차로와 사무실, 주변 녹지 등을 활용해 졸음쉼터를 만들기로 했다. 이렇게 해서 경기 하남시 방향(바깥쪽)에 시흥, 청계, 성남쉼터와 고양시 방향(안쪽)에 구리·남양주, 시흥, 김포 등 모두 6곳의 졸음쉼터를 마련했다.

졸음쉼터는 일반 휴게소처럼 대형 매장을 만들 공간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청년 창업의 기회가 됐다. 도로공사는 청년들에게 푸드트럭 창업 공간을 제공해 이 같은 공간적 한계를 극복했다. 푸드트럭을 설치하면 휴게소 시설을 따로 만드는 데 드는 큰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인적이 뜸한 심야에 휴게소 매장을 열어야 하는 부담도 없어 쉼터를 손쉽게 설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도로공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협의해 푸드트럭이 고속도로 쉼터에서 영업할 수 있도록 허가도 받았다. 이 결과 청년들에게는 창업 기회를 주고, 운전자들에게는 휴식 공간을 제공하는 1석 2조의 효과가 나타났다.

도로공사는 서해안고속도로 서서울요금소에도 상·하행 양방향에 각각 졸음쉼터를 설치하고 푸드트럭 창업 공간을 제공할 방침이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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