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경영대의 지아 교수 연구팀은 생물학 이론을 회계 이슈와 연결해 ‘최고경영자 얼굴의 남성스러움’과 ‘부정재무보고(financial misreporting)’와의 관계에 대해 연구했다.
우선 연구자들은 경영자 얼굴의 남성스러움을 측정하기 위해 ‘안면 높이 대비 폭 비율(facial width-to-height ratio)’을 사용했다. 이 비율은 얼굴의 가로 길이(양쪽 광대뼈 사이의 거리)를 세로 길이(눈꺼풀 상단에서부터 입술 상단까지의 거리)로 나눈 값이다. 값이 높을수록 남성적인 얼굴을 가졌음을 의미한다. 상대적으로 세로가 긴 계란형보다 가로가 긴 얼굴형이 남성적인 얼굴이다.
지아 교수는 S&P1500 기업의 남성 최고경영자(CEO)의 사진을 수집해 CEO의 안면 높이 대비 폭 비율이 기업의 부정재무보고와 어떤 관계를 가지는지 실증적으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남성적인 얼굴을 가진 CEO들이 재직하는 기업들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중대한 부정재무보고를 가질 가능성이 최대 9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남성스러운 얼굴을 가진 CEO가 이끄는 기업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의해 회계·감사 관련 집행 조치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CEO는 증권거래위원회에 의해 가해자로 고발당할 확률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의 재무보고 투명성은 투자자뿐 아니라 감독기관, 학계 및 경영자에게도 중요한 이슈다. 부정재무보고는 자본시장의 적절한 작동에 매우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아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남성적인 얼굴을 가진 최고경영자들일수록 위험도가 높은 의사결정에 관여할 가능성이 크고, 의도적으로 부정재무보고에 관여할 확률도 높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 연구 결과를 금과옥조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남성스러움과 부정재무보고와의 관계는 어디까지나 ‘평균적’으로만 성립한다. 남성적인 얼굴을 가진 CEO가 이끄는 기업이 더 뛰어난 재무성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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