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할 회사 콕 집어 찾아주고… 취업역량 높여야 장학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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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청년드림대학 평가]우수대학 15곳 ‘맞춤형 지원’
동아일보-채널A-딜로이트 공동평가

우수 청년드림대학 15곳의 성공 비결은 학생들의 요구를 정확히 읽고, 이에 따라 맞춤형 취업 전략을 세워 준 것이다. 그동안 많은 대학이 공급자 중심의 사고방식과 상담실 문 밖을 벗어나지 못하는 취업 지원으로 학생들의 외면을 받았다면, 우수 대학들은 학생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적극적인 지원 방식으로 새바람을 일으켰다.

우수 청년드림대학들은 취업에 대해 막연한 생각만을 하기 쉬운 신입생을 대상으로는 적성검사로 진로 방향의 틀을 잡아 준 뒤, 학년별로 스펙 관리 요점을 일러 주는 맞춤형 상담관리로 눈길을 끌었다.

가천대 학생들, 美 FDA서 인턴십 가천대는 직무 경험을 통한 해외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참여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미국식품의약국(FDA)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가천대 학생들이 실험을 하고 있다. 가천대 제공
가천대 학생들, 美 FDA서 인턴십 가천대는 직무 경험을 통한 해외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참여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미국식품의약국(FDA)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가천대 학생들이 실험을 하고 있다. 가천대 제공
○ 문턱을 없앤 취업상담실

일반적으로 대학 취업 프로그램이라면 취업상담실 운영과 취업 선배들의 멘토링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미리 취업 방향을 명확히 세우고 해당 프로그램에 노크하는 학생에게만 문을 열어 주는 방식이다. 정작 대학은 적극적이지 않으면서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기를 바라는 곳이 많다.

최근에는 이러한 타성을 깨는 대학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대학이 영남대다. 영남대는 학생이 원하는 희망 연봉 수준, 취직 희망 지역, 적성은 무엇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1학년 때부터 이 학교만의 경력 개발 프로그램에 항목별로 답하게 했다. 여기에 학년마다 경력과 자격증 등을 더할 경우 이를 매칭해 구체적인 회사 이름까지도 제시해 준다. 이렇게 구체적인 상담 자료가 생긴 뒤 17명의 이 학교 취업 컨설턴트를 통해 상담을 진행한다.

상담 역량을 강화한 인제대도 눈에 띈다. 인제대의 대표적인 상담 프로그램은 학생 주도의 취업 역량 지원 시스템인 인제 스타(STAR·Self Training for the Advanced Road) 프로그램. 1학년 때부터 적성검사를 받은 뒤 여기에 착실히 자신의 자격증, 어학 점수, 대외 활동 등 취업 역량을 5개 영역(인성, 진로, 학력, 실력, 경력)에 입력해 포인트를 쌓아야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상담에 강점을 보이는 대학으로는 한림대도 꼽힌다. 예비 신입생에게 성격 유형 및 직업 흥미 검사를 실시한 뒤 이를 각 학과 교수와 상담 기초 자료로 공유한다. 서울시립대 역시 저학년 대상 심리 상담 검사를 지원해 호응을 얻은 대학이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일정에 취업 설명회를 하는 건국대도 저학년 취업 지원에서 두각을 보였다. 찾아가는 학과별 취업특강을 하는 동아대도 지난해에 비해 취업 실적이 올라 이들 우수 대학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학생 인턴십에서 남다른 강점을 보이는 대학들도 있었다. 지역 기업을 대상으로 장기 인턴십 프로그램에서 강점을 보인 울산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서울과학기술대가 대표적이다.

우수 대학으로 꼽힌 가천대 역시 현장 실습에서 강점을 보였다. 현장 실습을 강화하기 위해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현장 실습 설명회를 열고, 교수들이 직업 기업체를 방문해 실습처를 찾는 노력이 빛났다. 참여 기업과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현장 실습 관리 및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학교가 온라인솔루션을 개발해 구축하고 운영하는 것도 장점이다.

○ 작은 아이디어가 창업으로 결실 맺는 대학

창업을 통해 자신만의 회사를 꿈꾸는 청년도 많지만 이들에 대한 대학의 지원은 지원금 정도에 그쳤던 것이 사실이다. 학생들의 목소리를 듣는 청년드림 우수 대학들은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수 있도록 멘토링까지 지원했다.

지난해 창업에 관심이 있는 기획자와 디자이너, 엔지니어 학생을 각각 모집해 3일 일정으로 캠프를 연 뒤 3∼5명으로 구성한 조마다 구체적인 시제품을 만들게 한 아주대의 ‘스타트업 위크엔드’가 대표적이다. 여기서 나온 아이디어 가운데 좋은 것들은 아주대 교수들의 멘토링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게 설계했다.

부경대 역시 창업 지원에서 강점을 보였다. 창업 동아리 공모전을 통해 19팀의 창업 아이디어를 받은 뒤 이를 실제 사업화할 수 있는 3팀에 집중적인 멘토링 지원을 한 결과, 상처 난 과일로 잼을 만드는 ‘드림캠퍼스’라는 회사가 탄생했다. 학생의 아이디어를 대학이 사업으로 이끌어 낸 사례다. 창업 아이디어에서 사업화, 투자 유치 노하우까지 가르치는 인하대도 우수 대학에 뽑혔다. 교내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 활동이 활발한 한국외국어대도 창업 역량이 강한 대학이다.

학업과 창업을 병행할 수 있도록 창업 동아리 중심으로 지원을 집중한 숭실대, 사업화 계획을 검토해 선발된 창업팀에 입주 공간과 지원비, 멘토링을 함께 제공하는 연세대도 우수 대학이었다.

취업 지원 등 3단계 평가… 4학년 100명씩 설문도 ▼

청년드림대학은 3단계에 걸쳐 평가가 이뤄진다.

먼저 일정 규모와 교육력을 갖춘 대학들을 선별해 심층 조사를 하기 위해 정부 통계 및 대학알리미를 통해 5개 역량(교육 연구 국제화 재정 사업화)을 평가한다. 이를 통해 올해는 상위 52개 대학을 청년드림대학 조사 대상으로 꼽았다.

이어 이들 대학을 대상으로 취업과 창업 지원 역량을 종합적으로 보는 작업이 이뤄진다. 청년드림대학이 다른 대학 평가와 가장 다른 점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요와 만족도를 묻는다는 점이다. 조사 대상 대학마다 4학년 재학생 100명씩을 대상으로 면대면 심층조사를 실시한다. 이 조사에서 학생들이 가장 필요하다고 꼽는 항목별로 표준점수와 T점수를 산출해 항목별 가중치와 배점을 결정한다. 대학에는 상담 지원, 정보 지원, 직간접 기회 지원, 교육과정 지원, 창업 지원의 5개 분야에 세부 내용 등을 조사한다. 마지막으로 이를 종합한 결과와 2014년 대학별 취업률 및 유지취업률을 교차 분석해 최우수 및 우수 대학을 선정한다.

< 특별취재팀 >

▽팀장 김희균 차장(정책사회부)
▽팀원
유덕영 이은택 임현석(정책사회부) 정세진(산업부) 정부경 기자(채널A 사회부) 안소연 과장(청년드림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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