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눈]中企 키워야 일자리 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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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장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장
우리 경제의 최대 화두는 일자리 창출이라 할 수 있다. 현 정부 들어 전체적인 일자리 창출 규모는 크게 늘어나고 있으며 고용률 또한 65% 수준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직자 특히 청년들이 체감하는 일자리 창출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청년 일자리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청년 실업자 수가 2015년 6월 기준 45만 명에 이르며, 취업준비생 등 취업애로계층은 116만 명이나 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그 결과는 낙관할 수 없다. 우선 우리 경제가 저성장, 저투자, 저고용의 세 가지 덫에 빠졌다는 지적이 있다. 지난 3년 동안 3% 내외의 낮은 경제성장률은 경제 활력을 저하시켜 기업의 투자 활동을 위축시켰고, 이는 다시 저고용을 낳는 악순환에 빠져들었다. 설상가상으로 작년 세월호 사태와 올해 메르스로 인한 내수 부진이 깊어지면서 고용 사정은 더욱더 악화되고 있다. 더구나 청년들이 원하는 금융권, 공기업 등의 일자리 사정도 여의치 않아 청년실업 문제는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일자리 공백을 중소기업이 메우고 있는데 구직자들의 눈높이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일자리 문제의 해법은 중소기업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대다수 중소기업의 지급 여력이 넉넉지 못해 구직자들이 원하는 급여 조건 등을 채워주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고용노동부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결과(2014년 6월)에 따르면,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의 임금 수준을 100으로 볼 때 대기업 비정규직은 64.2%, 중소기업 정규직은 52.3%, 중소기업 비정규직은 3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 격차 못지않게 구직자의 중소기업 선택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규모에 대한 편견이다. 즉 중소기업에 대한 사회적 평판이 구직자의 요구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중소기업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업 규모’라는 하나의 기준으로 줄을 세운다면 구직자들의 선택을 받기 쉽지 않다.

중소기업이 일자리 창출의 주역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중소기업의 지급 여력을 높이는 것이 급선무다. 제조 중소기업의 절반 정도가 하도급 거래를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건전하고 공정한 거래 관행을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환율 변동과 같은 대외 리스크를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분담할 수 있는 협업 시스템 구축도 절실한 실정이다. 또 유통시장 구조 개선을 통한 중소기업 판로 확대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최근 개국한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다.

중소기업을 통한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경쟁력 제고가 핵심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져 매출 증대와 영업이익이 늘어나야 지급 여력도 생기게 된다. 고성장 중소기업의 일자리 창출 능력이 우수하다는 사실이 입증되었기 때문에 경쟁력을 구비한 중소기업군을 발굴·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있어야만 대·중소기업 간 교섭력 격차 해소, 중소기업 임금 격차 완화 등이 가능하다. 그래야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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