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로잔에 있는 국제경영개발원(IMD)이 5월 말 내놓은 2015년 국가경쟁력 연감에 따른 국가경쟁력 순위다. IMD는 매년 전 세계 61개국을 대상으로 경제성과, 정부 효율성, 기업경영의 효율성, 사회기반시설 등 4개 분야를 평가해 국가경쟁력 순위를 발표한다.
홍콩은 서울의 2배 정도 면적에 720만 명이 살고 있는 도시다. 그런 홍콩이 미국에 이어 국가경쟁력 2위에 올랐다는 점에서 어떤 이는 고개를 갸웃할 수도 있다. 하지만 홍콩의 경제적 상황을 살펴보면 충분히 고개가 끄덕여진다.
홍콩은 1842년 난징조약에 따라 영국에 할양된 이후 약 160년간 영국의 식민지였다. 서구사회의 이념 및 체계가 동양적 생활양식과 문화에 접목된 홍콩은 이 독특한 국제 경제적 기반을 바탕으로 1997년 7월 중국에 반환된 뒤에도 국제금융, 아시아 무역의 중심지로 번영을 누려왔다.
여기에 빠르게 성장한 중국 경제의 대외창구 역할까지 더해졌다. 홍콩의 국가경쟁력은 바로 이런 국제금융지로서의 차별화된 힘에서 나온다.
국내 투자자들에게 홍콩의 국가경쟁력은 곧 홍콩 시장의 매력이다. 홍콩은 해외자본의 대(對)중국 투자 전진기지다. 홍콩 증시의 시가총액은 올해 6월 말 3조7515억 달러로 미국, 중국, 일본, 영국 다음으로 세계 5위 규모다.
홍콩 증시의 신규 상장기업 가운데 50% 이상이 중국 기업들이다. 중국 본토의 상하이, 선전과 더불어 홍콩 증시가 중국 기업들의 신규 상장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중국 본토를 제외하면 홍콩은 위안화의 지급결제, 자금조달, 투자서비스를 제공하는 세계 최고 채널로 부상하고 있다.
위안화 역외 적격 외국인투자가 제도(RQFII)에 따른 중국의 외국 기관투자가 투자 쿼터 중 가장 많은 2700억 위안(약 49조5000억 원)을 홍콩이 차지하고 있다. 위안화 통화스와프 규모도 4000억 위안으로 가장 많다.
상대적으로 낮은 세금도 홍콩을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아시아 허브로 만들었다. 홍콩의 법인세와 소득세는 각각 16.5%, 15%다. 상속세, 증여세, 이자소득세는 없다. 외국계 회사와 주재원들이 홍콩에서 기업을 유지하고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유리한 이유다.
살펴본 대로 홍콩의 국가경쟁력은 홍콩이 얼마나 매력적인 투자 대상인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국내 투자자들이 홍콩의 경쟁력을 간과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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