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자산업의 주력인 메모리반도체의 가격 하락세가 심상찮다. 메모리반도체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한국 반도체 업계에는 위험신호다.
8일 시장분석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PC용 D램 평균 판매 단가는 2.06달러(4기가비트 기준)로 7월(2.25달러)에 비해 8.44%, 6월(2.69달러)에 비해선 23.42%나 급락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2달러 선 붕괴는 시간문제”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PC용 D램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 매출 중 20% 이상을 차지하는 분야다.
D램과 함께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낸드플래시의 가격도 떨어지는 추세를 보인다. 반도체 업계에선 8월 하반월(16∼31일)의 낸드플래시 가격이 상반월(1∼15일)보다 6∼7% 하락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을 비롯한 세계 시장의 전자기기 제품 수요 부진으로 꼽힌다. 반도체 제조사들이 공급량 조절에 나서고 있지만 수요 하락세를 막지 못하는 것이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경기둔화로 PC 수요가 감소하면서 연말까지 D램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PC용 D램 비중을 줄이고 서버와 모바일용 D램 비중을 늘리고 있다. 수익성이 유지되고 있는 분야의 비중을 늘려 PC용 D램 가격 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것이다. 또 낸드플래시 분야에서는 시장 3차원 적층기술(V낸드)의 경쟁력을 내세워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수익을 유지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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