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에서 위로” 기능성 발효유 선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0일 03시 00분


한국야쿠르트 ‘윌’ 출시 15돌
한국인 위장건강에 초점 맞춰… 간 위한 ‘쿠퍼스’ 개발 징검다리로

발효유 시장의 저변을 획기적으로 넓힌 한국야쿠르트의 ‘윌’(사진)이 이달로 출시 15주년을 맞았다. 요구르트는 ‘장(腸)’에 좋다는 통념을 깨고 ‘위’ 건강까지 챙긴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다수의 아류 상품을 낳았다.

9일 한국야쿠르트에 따르면 윌은 지난해에만 2억1000만 병, 2730억 원어치가 팔렸다. 올해 8월 말까지 누적 판매량은 32억 병, 3조5000억 원어치.

윌의 탄생에는 현대사의 비극이 담겨 있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극도의 스트레스로 인해 위가 쓰리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에 근무하던 허철성 현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부 교수와 이정열 한국야쿠르트 마케팅이사는 한국인의 위에 좋은 발효유를 개발하면 어떨까 고민하다 위 건강에 초점을 맞춘 발효유를 개발하기로 뜻을 모았다. 연구비 30억 원을 투입해 2000년 9월 세상에 나왔다. 장뿐만 아니라 위 건강까지 한 번에 챙길 수 있다는 사실에 소비자들의 큰 반응을 이끌어내며 현재 한국야쿠르트 제품 중 매출액 기준 1위에 올라있다.

윌의 등장은 기능성 발효유 시장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윌을 따라 ‘위’에 초점을 맞춘 ‘미 투(Me too)’ 제품들이 타 사에서 줄지어 나왔다. 남양유업은 2001년 출시한 ‘위력’으로 한국야쿠르트의 윌을 추격하고 있다. 같은 해 시장에 나온 매일유업의 ‘위편한 구트’ 역시 위 보호를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위’에서 ‘간’으로 마케팅 포인트를 옮겨가며 후발 주자들의 추격에 맞서고 있다. ‘쿠퍼스’는 간을 위한 기능성 발효유로 2004년 시장에 나와 2009년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받아 신분이 상승된 사례이기도 하다. 쿠퍼스는 1876년 간의 면역 기능을 강화하는 쿠퍼세포를 발견한 카를 빌헬름 폰 쿠퍼 박사의 성에서 제품명을 따왔다. 그만큼 간 건강 증진에 특화됐다는 뜻이다. 연간 약 1000억 원의 매출로 한국야쿠르트의 든든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쿠퍼스는 간세포 보호와 알코올성 간질환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어 술을 많이 마시는 직장인 등에게 좋다”고 밝혔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발효유#한국야쿠르트#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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