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효자 ‘슈퍼푸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5일 03시 00분


“다이어트에 좋다” 입소문에 인기
매출 2014년보다 7배 가까이 늘어… 판매 곡물수 늘리고 직접 도정도

14일 찾은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롯데마트 잠실점. 곡물 코너 한쪽에는 슈퍼푸드란 이름으로 여러 곡물이 놓여 있었다. 퀴노아, 렌틸콩처럼 귀에 익숙한 것부터 햄프시드, 카무트, 테프처럼 생소한 곡물까지 다양했다. 이곳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대형마트 매장에서 슈퍼푸드 곡물만 따로 모아놓은 판매대를 볼 수 있다. 슈퍼푸드 곡물은 북미 남미 아프리카 등 주로 해외에서 재배되며 다이어트 식품으로 각광받는 곡물을 통칭한다.

롯데마트의 올해 1∼8월 슈퍼푸드 곡물의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은 494.1%다. 같은 기간 홈플러스의 매출도 전년보다 686.0% 증가했다. 슈퍼푸드 곡물의 인기는 다른 곡물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이마트에서 슈퍼푸드 곡물의 2014년 매출 신장률은 401.7%다. 같은 기간 백미 현미 찹쌀 등 쌀은 매출이 12.4% 줄었다. 콩류는 19.0%, 보리류는 1.1%씩 매출이 감소했다.

슈퍼푸드가 인기를 끌게 된 데는 매스컴의 영향이 컸다. 2002년 미국 타임지가 귀리를 세계 10대 슈퍼푸드에 선정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2012년경부터 서울 강남 지역 30, 40대 주부 사이에서 퀴노아, 아마시드 등의 다이어트 효과에 대해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또한 지난해 가수 이효리 씨가 자신의 블로그에 렌틸콩을 즐겨 먹는다고 소개하면서 화제가 됐다.

슈퍼푸드 곡물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유통업체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롯데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는 슈퍼푸드 곡물은 지난해 1월 2개에서 현재 13개로 늘었다. 가장 최근에 판매를 시작한 것은 테프다. 테프는 에티오피아의 주식인 곡물로 미네랄과 단백질이 많다. 소화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글루텐이 없다는 점에서 밀가루 대체재로 주목받는다. 롯데마트는 에티오피아에서 테프 수출을 금지한다는 것을 알고, 에티오피아 옆에 지부티라는 이름조차 생소한 국가에서 거래처를 구했다. 대중에게 익숙한 상품을 주로 판매하는 대형마트에서는 보기 힘든 시도다.

홈플러스는 2월 충북 진천군에 귀리 도정공장을 세웠다. 원물 귀리를 수입하는 것부터 가공하고 판매하는 것까지 직접 관여하면서 원가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한국인들이 밥을 주식으로 한다는 점도 슈퍼푸드 곡물 시장 확대에 긍정적이다. 해외에서는 슈퍼푸드 곡물을 수프나 샐러드에 소량을 넣어 먹지만 국내에서는 슈퍼푸드 곡물을 밥에 넣어 잡곡밥 형태로 조리하는 사람이 많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슈퍼푸드#대형마트#입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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