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크라우드 펀딩때 투자자 정보공개가 미치는 영향 살펴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6일 03시 00분


최근 벤처 붐과 함께 자금 조달의 방법으로 크라우드 펀딩이 각광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크라우드 펀딩 과정은 인터넷을 통해 진행되기 때문에 투자자의 이력이나 투자 규모가 공개된다. 그러나 이 같은 투자 이력 공개가 항상 자금 유치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보통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들은 투자자들이 투자 내용의 공개 여부를 직접 설정할 수 있게 지원한다. 전자상거래에서 개인정보 보호 기능은 전자상거래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일부 소비자들은 정보 보호 옵션 설정 과정에서 오히려 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하면서 구매를 꺼리기도 한다. 이 같은 경향이 크라우드 펀딩에서도 나타날까?

고드 버치 미네소타대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대상으로 개인정보 관리 기능 제공이 투자자들의 투자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측정했다. 특히 본인의 투자 내용 공개 설정 절차를 투자금액 결제 이전과 이후에 두는 것으로 차이를 측정했다.

실험 결과, 투자 전 이력 정보를 관리할 수 있도록 할 경우 투자 참여 비율이 4.9% 증가하지만 평균 투자액은 5.81달러 줄어들었다. 특히 지나치게 크거나 작은 금액의 투자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 보호 기능을 제공하더라도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를 키워 투자 참여 비율을 낮출 수 있다는 부정적 영향은 실제 현실에서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평균 투자금액은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났다. 투자 캠페인의 속성별로 살펴보면 정치, 종교, 교육, 환경 등의 투자 펀딩이 정보 공개 설정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크라우드 펀딩 캠페인 관리자나 벤처 입장에서 더 많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투자 전 이력 공개 정보를 관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향후 대중이 창업기업 등에 투자하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과 핀테크 등이 더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개인정보 설정과 관련한 이 연구는 선구적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대 교수 smjeon@gach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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