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지난달 출시한 ‘SM7 노바 LPe’는 국내 준대형 세단시장에 오랜만에 출시된 액화석유가스(LPG) 사용 모델이다. 이틀간 SM7 노바 LPe를 시승해보며 LPG를 사용하는 준대형 세단의 성능과 승차감을 경험해보았다. ‘넓고 편안한 승차감에 경제성까지 더한 모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SM7 노바 LPe의 외관은 일단 기존 가솔린 모델과 동일하다. 멋을 잔뜩 부리지 않은 세단 특유의 안정적인 디자인을 뽐낸다. 내부 인테리어도 기본에 충실해 깔끔해 보였다. 계기판 위로 솟은 대시보드의 모습이 고급스러웠으며 넓은 공간 때문에 승차감도 좋았다.
무엇보다도 SM7 노바 LPe의 공간 활용도는 트렁크에서 가장 극대화된다. 택시 트렁크에 짐을 실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LPG 통 때문에 공간이 비좁다고 생각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직접 열어본 SM7 노바 LPe의 트렁크엔 공간을 차지하는 LPG 통이 없었다. 기존 스페어 타이어 공간에 도넛형 LPG 탱크를 장착했기 때문이다. LPG는 트렁크가 좁다는 통념을 깨버린 셈이다. ‘포스코 SG365’라는 재질을 적용해 기존 원통형 탱크에 비해 20% 더 가벼우면서도 두께는 15%가 더 두꺼워져 안정성을 높였다.
주행 성능도 기존 모델과 견주어 손색이 없었다. 고속으로 달려도 흔들림이 없고 소음이 크지 않아 준대형 세단다운 맛이 느껴졌다. 주행 후 평균 연비는 L당 8.5km 수준으로 공인 연비(복합 연비 8.6km)와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배기량에 차이가 있어서 가속, 오르막길 주행에서는 약간 힘이 달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실제로 SM7 노바 LPe는 1998cc로 기존 모델 V6 2.5(2495cc), V6 3.5(3498cc)보다 배기량이 낮다.
또한 최대출력과 최대토크도 각각 140마력, 19.7kg.m로 V6 2.5(190마력, 24.8kg.m)보다 낮다.
연제현 르노삼성차 상품전략팀장은 “장애인 1∼3급 고객은 2000cc 이하 차량을 구매할 경우 취득·등록세와 자동차세가 면제된다”며 “6기통 3000cc 차량만 있는 기존 준대형 세단 시장에 남다른 제품을 소개하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준대형 세단의 크기를 가져가면서도 혜택도 누릴 수 있도록 만든 새로운 모델이란 설명이다.
차체가 컸음에도 운전을 쉽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안전 편의사양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주행 중 차선을 바꿀 때면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Blind Spot Warning, BSW)’이 작동돼 편리했다.
이 기능은 사각지대에 있어서 보이지 않는 차의 존재를 깜박이는 노란불로 알려주는 것이다. 사이드 미러 안쪽에 있어 고개를 돌리지 않고도 인지하기 충분했다.
‘ECO 스코어링& ECO 챌린지’ 기능은 실시간으로 나의 운전 행태가 올바른지 체크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급가속, 급제동 없이 운전하는 경우 계기판에 초록색으로 ‘ECO 표시등’이 들어왔지만 엑셀러레이터를 급하게 밟아 엔진회전수(RPM)를 무리하게 높이면 이 등이 노란색으로 바뀌거나 아예 꺼지게 된다. 운전을 하는 내내 초록색을 유지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어 연비 증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LPG 차량 구매가 가능한 운전자라면, SM7 노바 LPe는 준대형 세단이라는 장점과 동급 차량에선 받을 수 없는 세제 혜택까지 노릴 수 있는 현명한 선택이 될 것 같다. 판매가격은 2550만 원으로 가솔린 모델 중 가장 가격이 낮은 ‘SE 모델’에 비해 450만원이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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