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10일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배임 사건을 파기 환송한 이후 CJ그룹이 채용과 투자라는 ‘쌍끌이’ 미래 전략 찾기에 나섰다. CJ 측은 이 회장 사건이 대법원에서 파기 환송된 직후에 “불확실성이 많이 사라진 만큼 앞으로 미래 먹거리 준비를 위한 행보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CJ는 역대 최대 규모의 신입 사원 채용에 나서는 한편, 기업 인수합병(M&A)에도 뛰어들기로 했다. 2013년 이 회장 구속 이후 지난해와 올해 그룹의 연간 채용 및 투자 계획조차 발표하지 못했던 데서 벗어나 적극적인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 사상 최대 규모 채용
CJ그룹은 16일 “그룹의 지속 성장을 위해 인력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며 향후 3년 동안의 인력 채용 계획을 밝혔다. CJ그룹은 올해 4000명(고졸 사원 1600명 포함)을 선발해 그룹 창설 이후 최대 규모의 채용을 단행하기로 했다.
CJ그룹의 채용 확대는 2017년까지 3년 동안 이어진다. 2016년에는 4500명, 2017년 5500명의 신입 사원을 뽑는다. 이례적으로 3년 동안 총 1만4000명의 정규직 신입 사원을 뽑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미리 해 놓은 셈이다.
CJ그룹의 채용 규모는 시간선택제 인턴십을 포함할 경우 더욱 커진다. CJ그룹은 계약 기간에 제한이 없어 본인이 원하는 시기까지 근무할 수 있고 6개월이 경과하면 정규직 지원 기회를 주는 인턴사원을 2017년까지 1만6200명 선발한다. 이들과 신입 사원을 합치면 3년 동안 3만200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조면제 CJ그룹 인사팀 상무는 “CJ제일제당 등 전 계열사에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노동시장 구조를 개선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대규모 일자리 창출에는 ‘미래 인재 확보’ 외에 ‘정부 정책 부응’이라는 목적도 포함돼 있다는 평가다. CJ 측은 하반기(7∼12월) 채용을 알리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가 추진하는 청년 고용 절벽 해소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채용 규모를 확대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배임 혐의가 파기 환송된 이 회장은 향후 재심을 통해 집행유예 선고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법조계 및 재계의 중론이다. ○ 속도 올리는 투자
그동안 정체되어 있던 그룹 차원의 투자도 활성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은 15일 시장에 매물로 나온 동부팜한농 예비 입찰에 참여했다. 올해부터 종자(種子) 사업을 시작한 CJ제일제당에 종자와 농약, 비료 등에 강점을 지닌 동부팜한농을 더할 경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CJ대한통운 역시 최근 중국 최대 냉동물류회사인 룽칭(榮慶)물류를 5000억 원가량에 인수했다.
CJ E&M과 CGV, 헬로비전 등 그룹 내 문화 관련 계열사는 앞서 4일 약 10조 원의 추가 투자를 2020년까지 집행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이 회장의 파기 환송이 결정된 이달 들어 전사 차원에서 투자 계획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CJ 관계자는 “아직 본격적인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투자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며 “수장 부재 이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겠다는 방침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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