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nomic Review]한국해운의 든든한 지원군,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1일 03시 00분


한국선주상호보험조합(KP&I)

문병일 전무이사
문병일 전무이사


8년 전 발생한 태안 기름유출 사고와 작년 세월호 참사까지, 바다 위에서 일어나는 사고는 대개 끔찍하고 커다란 피해를 유발한다. 해양사고가 더욱 무서운 이유는 해양생태계를 파괴하고 인근 어민들의 어업환경을 훼손하는 등 제3자에게도 막대한 피해를 주고 천문학적인 복구비용을 발생시킨다는 점이다. 태안 기름유출사고의 경우, 오염물을 제거하고 환경을 복구하는 비용을 포함하여 약 2조 원의 비용이 사고를 낸 선박회사에 청구되었다.

이러한 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해운회사들이 가입하는 보험이 P&I다. P&I(Protection & Indemnity) 보험이란, 해운회사가 선박을 운항하던 중 발생하는 제3자에 대한 법적 책임을 담보하는 보험이다. P&I보험에 가입한 해운회사들은 해양오염으로 인한 방제비용과 어민들의 손해배상, 항만시설과 양식장 등 시설물 복구비용, 침몰선박 인양과 제거비용, 선원과 여객의 인명구조와 수색비용 등을 보상받을 수 있다.

P&I는 담보구조상 해운회사만이 가입할 수 있는 보험이기 때문에 일반보험사는 이 보험을 제공하지 않고 있으며 대신 해운회사끼리 ‘P&I Club’이라는 조합을 이루어 공제형태로 보험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30여 개의 P&I 보험사가 운영되고 있으며 그중 한 곳이 바로 한국선주상호보험조합(Korea P&I Club·KP&I)이다.

KP&I가 설립되기 전까지 우리나라 해운회사들은 영국을 비롯한 외국의 글로벌 P&I클럽에 가입하여 고율의 보험료를 낼 수밖에 없었다. 연간 수천만 달러에 이르는 보험료가 해외로 유출되는 것도 문제였지만 국내 선사의 선주배상책임보험을 외국의 클럽에 완전히 의존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선박보유량 세계 5위, 해상물동량 세계 5위, 조선업 세계 1위의 해운산업 강국답게 우리만의 P&I클럽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었고 2000년 1월 26일, 마침내 KP&I가 설립되었다.

한국해운의 경영안정과 발전을 위해서 설립된 KP&I는 설립 당시 조합원 24개사, 가입 선박 125척, 연간보험료 112만 달러라는 초라한 규모로 시작했지만 2015년 현재 조합원 215개사, 가입 선박 1007척, 연간보험료 3200만 달러, 비상준비금 450억 원, RBC(Risk Based Capital) 481%(손해보험업계 1위), ‘AM Best Rating A-Excellent(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과 동급)’로 성장하여 100여 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외국 글로벌 P&I클럽과 대등하게 경쟁하고 있다.

KP&I는 조만간 국내 대형화주와 장기 해상운송 계약으로 연결된 대형 전용선과 탱커선 등을 본격적으로 유치할 계획이다. 국내시장의 점유율 확대에 가속도를 내겠다는 의도다.

이뿐만 아니라 글로벌 P&I클럽으로 도약하기 위해 해외시장 진출에도 힘을 쏟고 있다. 현재 베트남, 싱가포르, 대만, 아랍에미리트, 중국, 인도네시아 등 6개국 선주로부터 선박 48척의 보험계약을 체결하였고 연간보험료 약 200만 달러를 유치하고 있다.

KP&I는 앞으로 성장동력을 잃지 않고 유지하기 위해 ‘3개년 경영혁신계획’을 수립하고 진행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KP&I의 문병일 전무이사는 “해운불황이 우리 클럽의 성장동력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게 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경영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기본에 충실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자’는 모토 아래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구축하는 것을 경영목표로 삼고 있으며 이를 위해 ‘지속 가능한 경영 인프라 구축’과 ‘신성장동력확보’를 2대 추진전략으로 하여 구체적인 실행과제들을 수행해 나가고 있다”라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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