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농촌에서 국산 농기계를 사용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지만 불과 40여 년 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농기계 관련 기술력이 전무했던 당시에는 값비싼 외국산 농기계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 우리 농촌에 국산 농기계를 개발해 보급하는 데 크게 이바지한 인물이 바로 ㈜GMT의 윤여두 회장이다.
우리나라 농기계의 변천사를 지켜본 1세대 경영인인 윤 회장은 ‘트랙터 박사’라는 별명으로 불릴 만큼 농기계 개발에 반평생을 바쳤다. 서울대 농과대학 농공학과(67학번)를 졸업하고 농림부진흥청 연구직 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 국산 농기계 개발의 필요성을 인식한 그는 일본으로 건너가 독학으로 농기계 기술을 공부했다.
마땅한 연구 자료가 없어 직접 외국산 농기계를 분해·조립하며 농기계의 구조부터 원리를 파악해나갈 정도로 농기계 공부에 열중한 윤 회장은 막 태동하기 시작한 국내 농기계 시장에서 없어서는 안 될 인재로 성장하게 된다.
윤 회장은 1977년부터 국제종합기계 등 농기계 생산업체에서 대표이사로 취임하여 트랙터, 이앙기 등 주요 농기계를 개발하는 데 앞장섰으며 농기계공업협동조합 이사장, 한국농업기계학회 부회장을 등을 두루 거쳐 2004년, GMT의 모회사인 동양물산에 자리 잡게 된다. 동양물산의 부회장으로서 기술개발과 대북협력사업, 수출사업을 담당하던 윤 회장은 2007년, 작업기 전문업체이면서 여성친화형 밭작물기계를 생산하는 ㈜GMT를 설립하고 대표이사로 취임하게 된다.
윤회장이 이끄는 GMT는 국산 농기계의 저력을 보여주며 국내 농기계 보급에 앞장서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국산 농기계가 외국산 농기계보다 기술력과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제품들을 계속 시장에 내놓아 시장의 평판을 바꿔놓았다.
GMT는 이제 국산 농기계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글로벌 농기계 제조업체로 발돋움하고 있다. 현재 GMT는 자체 개발한 로더 등 작업기들을 농기계 시장의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미주와 유럽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연매출의 80% 이상을 미주와 유럽시장에서 거둬들이고 있을 만큼 해외시장에서의 반응이 뜨겁다. 트랙터의 경우 국내 수요보다 수출 물량이 훨씬 많을 정도다.
우리 농업의 미래를 걱정하는 윤 회장은 “정부는 FTA에 의한 농민들의 피해에 대해 일시적으로 보상해주는 것보다 고품질의 농작물을 싸게 생산할 수 있도록 국내 농업의 힘을 기르는 데 주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농업(설비 시설 기계)에 R&D 투자를 하여 자동화설비 및 기계화를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우리 농산물도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또 “농업 관련 정부 연구개발(R&D) 예산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곳에 예산이 안 쓰이는 것이 문제”라며 “농업인구의 51%가 여성이다. 따라서 여성들도 쉽게 사용 가능한 ‘밭작물 전용 여성 친화형 농기계’를 개발하여 정책적으로 공급해야 한다”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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