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韓銀에 쏠린 눈… 10월 금리인하론 솔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1일 03시 00분


美연준 기준금리 인상 연기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동결하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더 증폭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미국 금리 동결의 여파로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여지가 다소 커졌다고 평가했다. 국내외 증시나 원자재 가격에는 중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이 연내 추가로 금리를 인하해 경기 회복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는 ‘추가 금리 인하론’은 미국의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이번에 연준이 금리인상 시기를 늦춘 만큼 한은이 금리인하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에 다시 무게가 실리고 있다. 중국발 경기 둔화로 수출 전선에 비상이 걸리고 내수가 부진한 만큼 한은이 금리를 더 낮춰 경기 부양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8월 수출은 유가 하락 등의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14.7% 감소해 2009년 8년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현재 금리수준이 명목금리의 하한선에 도달한 것은 아니다”라고 발언한 점도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급증하는 가계 부채와 외국인 자금 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한은이 금리 인하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비나 내수가 워낙 좋지 않다 보니 추가 금리인하 필요성이 계속 대두될 것”이라면서도 “글로벌 금융시장이 워낙 불안하기 때문에 덜컥 금리인하를 했다가 금리 차에 따른 자본 유출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고 지적했다.

국내외 증시와 관련해서는 미국의 금리 동결이 불확실성을 더 높였다는 분석이 많다. 하나금융투자 소재용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가 동결됐지만 연준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은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이런 불확실성 때문에 국내 증시는 단기적으로 다소 상승할 수는 있겠지만 지속적 상승은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미국이 ‘차이나 리스크’를 감안해 금리를 동결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의 가능성이 국내외 증시를 계속 짓누를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금리 동결 결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된 18일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1.74% 떨어졌고 프랑스(―2.56%), 독일(―3.06%) 등 유럽 증시도 하락세를 보였다.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수밖에 없었던 원인으로 중국 등 신흥국 경기 불안을 지목함에 따라 원자재 시장도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천원창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 지연이 경기에 민감한 원자재 가격을 더욱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동준 하나금융투자 자산분석실장은 “국제유가는 연말까지 배럴당 30∼50달러 선을 오르내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18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4.7%(2.22달러) 하락한 배럴당 44.68달러에 마감했다. 경기에 민감한 구리 값도 하락했다.

장윤정 yunjung@donga.com·이건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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