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25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옛 한국전력 본사 터에 대한 인수대금 10조5500억 원을 완납한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계기로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지만 변전소 이전, 공공기여 협상 등 난제는 여전히 쌓여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9월 인수계약 당시 한전에 전체 인수대금의 10%, 올 1월 25일과 5월 25일 30%씩 냈다. 이달 25일 나머지 30%를 낸 뒤 소유권 이전 등록 등 서류작업을 마치면 한전 터를 완전히 소유하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이곳에 115층짜리 초고층 건물을 포함해 컨벤션센터와 쇼핑센터, 호텔, 박물관, 한류 공연장 등 ‘자동차 테마파크’를 조성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6월 서울시에 ‘한전 부지 개발 구상 및 사전협상 제안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가장 시급한 것이 옛 한전 별관동 건물 지하의 3924m² 규모 변전소다. 이 변전소는 삼성동 일대 6035가구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현대차는 6월 강남구에 변전소 이전·증축을 신청했으나 강남구가 반려했다.
현대차는 한전 부지 내에 변전소를 새로 지은 뒤 시험 가동을 마치기까지 1년 6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변전소 이전 허가가 늦어지면 기존 건물을 허물 수 없어 내년 말 또는 2017년 초 착공, 2021년 완공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강남구는 이전·증축 반려 이유로 “건축물 신축 허가를 하려면 지구단위 계획이 확정돼야 하는데 아직 확정이 안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로는 서울시의 현대차 공공기여액 활용 방안에 대한 불만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구는 공공기여액을 우선적으로 강남구에 써달라고 요구하지만, 서울시는 강남구와 송파구에 배분하겠다는 방침이다.
공공기여에 관한 서울시와의 협상도 풀어야 할 숙제다. 현대차는 입찰 당시 감정평가액(3조3346억 원)과 부지 용적률이 일반상업지역(799%)으로 상향되는 점 등을 고려해 감정가의 36.75%인 1조7030억 원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공공기여분 액수와 납부 방식은 향후 서울시와 현대차가 공동 진행할 감정평가를 통해 산출한 감정평가액과 개발 계획에 따라 결정된다.
서울시는 다음 달 협상조정협의회를 열어 한전 부지 개발 계획을 구체화한 뒤 지구단위 계획을 발표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이에 맞춰 세부 개발 계획서를 작성한 뒤 주민 제안 및 인허가 과정을 밟는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GBC 설계 및 공동 설계사 공모 절차를 진행 중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성실히 협상에 임해 최대한 빨리 인허가를 받아 착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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