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의 안정적인 아르바이트(알바) 근무 환경을 지원하는 ‘착한알바 캠페인’이 전국적인 확산의 첫발을 내디뎠다. 동아일보와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취업포털 알바몬이 공동 추진하는 착한알바 캠페인에 전국 광역단체 중 처음으로 경기도가 동참했다. 수원 의정부 용인 남양주 등 경기지역 11개 시군의 181개 업소가 단기 또는 임시직 같은 불안한 일자리로 몰리는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자는 캠페인 취지에 공감하고 나선 것이다.
남경필 경기지사와 신용한 청년위원회 위원장, 윤병준 잡코리아 대표이사, 임규진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장 등은 22일 오후 2시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착한알바 캠페인 경기도 참여 선포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캠페인에 참여하는 업소 대표 2명과 청년 50여 명 등도 함께했다. 착한알바 캠페인이 7월 시작된 이후 지역에서는 처음 열린 경기 선포식은 남 지사와 신 위원장의 알바 체험과 인사말 미니토크 서약패 증정 순으로 진행됐다.
남 지사는 인사말을 통해 “제 아들도 얼마 전 강남의 한 레스토랑에서 알바를 했는데 하루 12시간 한 달을 꼬박 채웠는데도 이런저런 핑계로 당초 약속받은 금액을 받지 못했다”고 소개하며 “알바생에게 고통을 주는 부당한 ‘열정 페이’는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남 지사는 또 “제가 열정 바이어가 돼서 청년 여러분의 꿈과 희망을 사는 역할을 하겠다”며 “행정력을 동원해 부당한 갑질을 하는 반칙은 다 잡아내고, 집단소송도 대신하겠다. 그 대신 잘하는 곳은 인센티브를 팍팍 주겠다”고 약속했다.
남 지사가 이 캠페인에 선뜻 동참하게 된 데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철학이 뒷받침됐다. 남 지사는 취임 이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과 기업의 불공정 관행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피해를 구제하는 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국 광역단체로는 처음으로 올해 4월 공정경제과를 신설하고 8월에는 불공정거래상담센터를 개소했다. 도내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각종 불공정거래 관련 법률 상담, 분쟁 조정 등 불공정거래 피해구제 사업 및 대기업-중소기업 동반성장의 모델을 발굴 확산하자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또 지난해 7월 광역단체 최초로 생활임금 관련 조례를 제정해 올 3월부터 도 및 산하 기관 소속 기간제 근로자 700여 명을 대상으로 법정 최저임금보다 높은 임금을 주고 있다. 올해는 가용재원 3000억 원 중 2000억 원의 예산을 청년 일자리에 투입했을 정도다. 착한알바 캠페인과 취지를 같이하는 셈이다.
신 위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청년들의 일자리에 대한 외침이 인턴마저 ‘금턴’이 되고 알바마저 ‘금바’가 되는 이런 현실 속에서 181개 사업장이 나서는 뜻깊은 행사가 열려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 메아리가 전국에 울려 퍼지고 알바생과 업주가 서로 윈윈 페이가 되는 그날까지 노력하자”고 말했다. 경기도는 참여 업소들이 신청하면 경영개선자금과 컨설팅 지원 등 다양한 소상공인 지원책을 우선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청년 취업절벽 시대에 공감하는 남 지사와 신 위원장의 미니토크도 진행됐다. 둘은 본행사에 앞서 빵과 커피를 서빙하는 간단한 알바체험을 했다. 장시간 알바를 해야 했다면 어떤 마음이 들었을지 한마디로 표현해 달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남 지사는 ‘몇 시간 남았지?’, 신 위원장은 ‘절박함’이라고 답했다. 그만큼 힘들고 어려운 환경에 놓인 청년들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표현으로 해석됐다.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등 전국 6000여 매장을 운영하는 SPC그룹도 이날 선포식에 함께했다. 권성준 해피봉사단 상무는 “매 학기 알바생 중 100명을 선발해 대학 등록금 50%를 지원하고, 대졸 신입사원의 10%를 알바생 중에서 채용한다”며 “SPC그룹은 알바생이 곧 매장의 얼굴이라는 신념을 갖고 행복한 일터를 만들어 가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참여업소 대표로 참가한 이형복 나노갈매기 수원역점 사장과 이재숙 한식당 봄날(수원 영통) 사장(여)의 착한알바 캠페인 참여 서약과 서약패 수여식이 진행됐다. 이재숙 사장은 “이런 선포식이 계기가 돼서 업주들의 인식도 많이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형복 사장은 주말이면 10여 명의 알바생을 고용하고, 시급 6000원과 늦게 퇴근할 경우 1만 원의 교통비를 주는 착한알바 업소 대표다. 이들은 이날 알바생 자기계발 프로그램 도입, 최저임금 규정 준수, 알바생들의 인권보호에 앞장설 것을 약속했다.
임규진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장은 “착한알바 캠페인이 전국으로 퍼져 나가는 데 물꼬를 튼 의미 있는 행사”라며 “동아미디어그룹은 창간 100주년이 되는 2020년까지 청년 취업을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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