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주고 질소를 샀더니 과자가 안에 딸려 왔어요.” 지난해 국산 과자의 과대 포장이 사회적 이슈가 됐을 때 떠돌던 우스갯소리 중 하나입니다. 당시 소비자들은 ‘과자 끊기’ ‘수입 과자 애용’ 등의 방법으로 대처에 나섰습니다. 심지어 과자 묶음을 뗏목으로 만들어 한강을 건너는 청년들까지 등장했습니다.
올해 ‘질소 과자’의 상황은 어떨까요. 기업들도 이 같은 일이 지속되는 상황에 우려하며 해결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오리온입니다. 오리온은 9월부터 대표 감자스낵인 ‘포카칩’의 가격은 그대로 둔 채 중량을 10% 늘렸습니다. 감자스낵 부문에서 1위 제품인 만큼 과대 포장 문제를 해결할 해법 중 하나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20일 가까이 지난 지금 상황은 어떨까요. 오리온 측은 “아직 한 달이 지나지 않았지만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매출 증가 등 당초 기대했던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9월 초 오리온이 포카칩 중량 증가를 발표했을 당시 기사에 달린 댓글에서도 “달랑 10% 늘리면서 생색을 낸다”는 내용의 ‘악플’이 주를 이뤘습니다.
다른 과자 생산업체 역시 비슷한 반응입니다. 오리온이 선도적으로 중량 늘리기에 나섰지만 여기에 동참하는 기업이 아직 없습니다. 한 제과업계 관계자는 “질소 과대 포장으로 가장 비난을 받은 것이 포카칩”이라며 “우리 과자는 과대 포장 논란과 상관없다”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될 경우 국내 과자 생산업체들의 ‘중량 줄이기’가 계속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오리온의 매출 추이를 살펴보고 “질소 과자 논란 때문에 조치를 취해도 매출과는 상관이 없다”는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오리온은 포카칩 외에 다른 과자류도 질소 거품을 빼고 중량을 늘리겠다는 방침입니다. 풍선껌 제품인 ‘와우’는 이미 중량 10% 증가 조치를 완료했습니다. 오리온 관계자는 “다른 기업들이 따라오면 좋겠지만, 아니더라도 우리 계획대로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업이 잘못할 때는 욕하더라도 옳은 방향으로 나갈 때는 칭찬하는 것이 바람직한 소비자의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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