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 경영의 지혜]수습교육 마치면 한달치 봉급 더 주면서 퇴사 권유,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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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수십 명에서 수백 명씩 신입 사원을 채용하는 대기업 입장에서 1년도 되지 않아 퇴사하는 신입 사원들은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다. 신입 사원을 뽑는 데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조직에 딱 맞는 인재를 뽑아 오래 일하게 할 수 있을까.

온라인 신발 쇼핑몰 자포스는 신입 사원들이 수습 교육을 마칠 때 신입 사원들에게 스스로 퇴사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이른바 ‘퇴사 권유’ 제도다. 게다가 그만두는 직원에게는 교육받은 시간에 대한 임금과 더불어 한 달 치 봉급에 해당하는 보너스도 주겠다고 했다. 그만두는 직원은 퇴사 인터뷰를 하고 향후 자포스에 채용될 기회만 포기한다고 약속하면 2000달러에 달하는 돈을 챙길 수 있었다. 사람들은 미쳤다고 생각했지만 이런 ‘퇴사 권유’ 제도는 신입 사원에게 “당신은 돈을 택하겠습니까, 이 회사와 기업문화를 택하겠습니까”를 묻는 것이다. 돈을 선택할 경우 자포스는 적은 돈에 자신의 조직과 맞지 않는 직원을 정리해서 좋고, 회사를 선택할 경우 자포스는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있는 직원을 얻을 수 있다. 잘못된 채용 1건으로 인해 기업이 감수해야 하는 피해가 약 2만5000달러 이상이라는 최근의 한 조사에 비춰 보면 자포스의 ‘퇴사 권유’ 제도는 조직에 안 맞는 직원을 걸러 내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자포스 사례는 괴짜 같은 사고의 한 예다. 괴짜의 사전적 의미는 괴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괴짜처럼 생각하라’의 저자 스티븐 레빗은 괴짜는 오히려 객관적인 데이터와 사실을 바탕으로 한 합리적이고 자유로운 사고법을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고, 엉뚱한 숫자에 헷갈리지 않으며, 어리석은 인센티브에 현혹되지 않는 사고 혁명이다. 괴짜처럼 생각하기의 핵심은 ‘버리기’다. 즉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통념을 버리고,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하는 한계를 버리고, 모른다고 인정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는 것이 괴짜 사고법의 요체다. 이렇게 선입견과 편견을 하나둘씩 버려 나가다 보면, 지금까지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얼마나 오류에 차 있고 실수투성이인지 알게 될 것이다.

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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