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세가 이어지며 9월 수출액이 9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올해 수출과 수입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2011년 이후 4년간 이어온 무역규모 1조 달러 시대도 막을 내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전체 산업생산은 3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9월 한국의 수출액이 435억1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8.3%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14.7% 감소했던 8월 수출에 비해 감소 폭이 줄었지만 올해 들어 세 번째로 감소 폭이 컸다. 3분기(7~9월) 전체로는 9.4% 감소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분기(―17.6%) 이후 해당 분기 기준 감소폭이 가장 컸다. 유가하락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석유제품 및 석유화학 수출이 25억 달러 감소하고 선박 수출액이 6억8000달러 줄어든 것이 주된 요인이었다.
4분기(10~12월) 수출 전망도 밝지 않다. 현대자동차 노조가 지난달 23~25일 사이 부분파업을 벌여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에 그 여파가 4분기 신차수출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수출과 함께 수입도 크게 줄면서 무역규모 1조 달러 달성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폴크스바겐 그룹의 디젤차 배기가스 조작 파문으로 자동차 수입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전체 산업생산은 3개월째 증가하면서 미약하나마 경기회복의 불씨를 살려가고 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8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8월의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5% 증가했다. 올해 들어 3월(―0.5%) 이후 3개월 연속 감소했던 전체 산업생산은 6월(0.6%)과 7월(0.5%)에 이어 3개월 연속 늘었다. 광공업 생산과 소비 부문이 각각 전월보다 0.4%, 1.9% 증가하며 전체 산업생산의 증가세를 이끌었다.
전문가들은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이 뒤섞이면서 이렇게 엇갈린 경제지표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올해 상반기(1~6월)를 강타했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란 돌발변수를 벗어나는 모습이 하반기 산업활동 동향에 반영된 반면 저유가, 대외환경 불안정이란 요인이 수출에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이라면서 일부 지표만 보고 전체 경기의 회복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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