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 사태로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 디젤(경유)차의 시대가 저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정유산업은 물론이고 디젤 관련 원자재 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이번 사태의 파장이 자동차 업계를 넘어 연관 산업까지 미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내에서는 경유에 매기는 유류세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국내에서 경유가 휘발유보다 싼 것은 경유에 매겨지는 세금이 낮기 때문인데, ‘클린디젤’(청정 경유) 신화가 무너지면서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경유에 낮은 세금을 매겨도 되는지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정유업계의 8월 휘발유와 경유의 판매가격 구성을 보면 세전 휘발유의 L당 가격은 537.51원, 경유의 가격은 500.62원으로 36.89원 차이다. 하지만 교통에너지환경세, 교육세, 주행세, 부가가치세가 차별적으로 매겨진다. 휘발유에는 874.28원, 경유에는 631.73원이 더해지고 기타 수수료가 붙어 최종 가격은 휘발유 1412.26원, 경유는 1132.82원으로 279.44원의 차이가 생긴다. 여기에 주유소까지의 운송료와 이윤 등이 더해져 소비자 가격이 형성된다.
그간 경유는 영세업자와 소상공인 등이 많이 사용한다는 이유로 세금이 낮았지만 폴크스바겐 사태로 경유에 의한 대기오염 우려가 높아지면서 세금을 올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윤원철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이번 사태 하나로만 정책을 결정할 일은 아니지만 경유에 의한 환경오염이 확인된다면 유류세 정책을 재고할 여지가 생긴 것은 맞다”고 말했다. 원자재 시장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디젤 엔진의 ‘자동촉매 컨버터’에 주로 쓰이는 백금 가격은 연일 폭락하고 있다. 백금의 국제시세는 폴크스바겐 사태가 불거지기 직전인 지난달 18일에는 트로이온스당 984.5달러였다가 이달 1일에는 905.2달러까지 떨어졌다. 9거래일 만에 8.1%가 하락한 것이다. 반면 가솔린 엔진에 주로 쓰이는 팔라듐은 상승세다. 같은 기간 611.2달러에서 679.7달러로 11.2%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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