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끈 현대증권 매각, 10월중 매듭 수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5일 03시 00분


‘매각 후 경영권 회복’ 의혹 해소… 오릭스PE 미제출 서류 내면 심사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 예상

2년을 끌어 온 현대증권 매각 작업이 이달 안에 최종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현대증권 매각과 관련해 일각에서 제기된 ‘파킹 딜’(매각처럼 꾸민 뒤 추후 경영권을 되찾아오는 계약) 의혹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이 현대증권을 인수할 일본계 사모펀드인 오릭스프라이빗에쿼티코리아(오릭스PE)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시키면 현대증권은 본격적인 ‘오릭스 시대’를 열게 된다.

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14, 21일에 각각 증권선물위원회와 정례회의를 열어 현대증권 매각과 관련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대주주 변경 승인심사를 해 최종 결론을 낼 계획이다. 금융위와 금융감독원 등 복수의 관계자는 “현대증권 관련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변경 승인심사가 이달에 무리 없이 통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현대증권을 인수할 오릭스PE 측으로부터 아직 제출받지 못한 서류 1건을 전달받는 대로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들은 “오릭스PE의 지분 100%를 소유한 일본 오릭스의 주주가 일부 변경된 것과 관련된 서류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심사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 서류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현대증권 매각 작업이 늦어도 올해 9월 초에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했다. 통상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신청 후 60일이면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증권의 경우 예정보다 심사가 늦어져 인수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일부에서는 금융당국이 일본계 자금에 부정적인 여론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어 현대증권 지분을 매각하는 현대상선이 오릭스PE에 2006억 원을 재투자하고 5년 뒤 현대증권을 되살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과 콜옵션을 가진 것으로 확인돼 정치권을 중심으로 파킹딜 의혹이 일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법적 문제가 없는지 면밀히 검토했지만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대증권과 오릭스PE 측은 당국의 심사를 통과하는 대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새 이사진을 선임할 계획이다. 당초 12일로 예정된 임시 주총도 당국의 결론이 나오는 21일 이후로 늦추기로 하고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임시 주총에서는 김기범 전 대우증권 사장이 새 대표이사에, 이종철 오릭스PE 대표와 김신완 오릭스PE 부대표는 비상근 사내이사에, 유창수 전 씨티은행 대체투자본부장은 사내이사에 각각 선임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매각 작업이 끝난 뒤 현대증권이 인력 개편과 함께 해외 사업을 강화하는 쪽으로 조직을 개편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증권은 오릭스의 해외 자산운용 계열사인 매리너인베스트먼트와 로베코자산운용의 상품 판매를 강화하고 오릭스와 연계된 새로운 사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릭스PE와 현대증권 측은 “매각 절차가 더 늦어지면 대외 환경 변화 대응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며 “당국의 승인을 받는 대로 새 경영진을 구성하고 새로운 경영전략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건혁 gun@donga.com·장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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