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노동자 수가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면서 서유럽국가에서도 큰 사회적 이슈로 부상했다. ‘한시적 고용’, ‘파트타임 고용’, ‘자영업 증가’로 대표되는 비정규 형태의 일자리가 느는 원인을 두고 경제학, 경영학, 사회학, 정치학 등 학문영역을 불문하고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WZB 베를린 사회과학 센터의 레나 힙(Lena Hipp) 연구원 등은 최근 쏟아지고 있는 ‘비정규직 관련 연구’들을 종합한 연구를 진행했다. 왜 연구들마다 비정규직 발생 원인과 효과에 대해 다른 결론을 내리고 있는지 추적하기 위해서다.
저자들은 이 논문에서 크게 한시적 고용, 파트타임, 자영업으로 구분해 1990년대 중반과 2011년 사이 유럽 각국에서 해당 고용형태의 비중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살폈다. 이어 정말로 ‘정규직 과보호’로 인해 비정규직 일자리가 느는 것인지 분석했다. 결론적으로 저자들은 비정규직 고용형태별로 제도적 유인과 근로자 개인의 개별적 동기가 다를 수 있기에 세밀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파트타임 일자리의 확산은 반드시 정규직 과보호로 인한 결과라기보다는 적절한 보육정책과 회사 내 지원이 제공되느냐의 여부에 따라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즉 국가정책과 회사지원형태에 따라 ‘파트타임’을 ‘선택’하는 여성도 있고 아예 일자리를 포기하는 사람도 있으며 정규직 취업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는 얘기다.
특히 회사의 지원 등 내부 인사정책 역시 거시적인 국가정책 만큼이나 고용형태 변화에 큰 영향이 있다는 발견은 기업인들에게 큰 시사점을 준다. 우수한 인적자원 확보와 인력관리의 유연성을 원하는 경영자라면 거시적인 노동시장정책의 변화 뿐 아니라 조직 내 미시적인 차원의 문화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항상 ‘제도’는 미시적인 맥락에서 작동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시간외 근로가 암묵적으로 강요되는 ‘남성 친화적’ 조직문화라면 의도치 않게 특정한 인적자원(여성)의 활용이 어려워지고 경직된 인력관리로 인해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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